경부선 지하화 추진협의회는 4일 공동성명을 내고 철도지하화 종합계획 발표와 서울역-당정역 구간 32㎞의 반영을 정부에 촉구했다. 사진은 이날 경부선 지하화 추진협의회가 서울 용산역에서 공동성명을 진행한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지난해 말로 예정됐던 국토교통부의 '철도지하화 종합계획'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지자체장들이 경부선 지하화 사업의 공식화를 촉구했다. 서울·경기 7개 지자체 연합은 도심 내 지역 단절과 주거 환경 노후화를 지적하고 개발이 시급하다는 공동 입장을 표명했다.
경부선 지하화 추진협의회는 4일 서울 용산역에서 철도지하화 종합계획 발표 촉구를 위한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성명 발표에는 협의회장인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유성훈 금천구청장, 최대호 안양시장, 하은호 군포시장, 사창훈 동작구 부구청장, 최원석 구로구 부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박 구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경부선 철도는 대한민국 근대화의 상징이지만 도심 발전을 가로막는 구조적 한계가 분명하다"며 "소음과 진동, 지역 간 단절, 도시 노후화 문제는 오랜 시간 주민의 부담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역-당정역 구간 지하화 시 약 219만㎡의 새로운 도시 공간이 확보된다. 이는 수도권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철도 지하화는 단순한 교통 인프라 개선이 아니라 단절된 도시를 연결하고 상부 공간을 녹지와 경제 거점으로 재탄생시키는 도시 혁신의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덧붙였다.

1905년 최초 개통된 경부선은 한국 산업화에 크게 기여했으나 120여년이 지나면서 도시 미관을 저해하고 주변 환경 노후화 등의 다양한 문제를 낳았다. 이에 정부는 2024년 1월 철도를 지하화하고 상부 부지를 개발하는 '철도지하화통합개발법'을 제정, 공공 복리 증진과 도시 경쟁력의 확보를 꾀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까지 철도지하화통합개발법 제5조에 따라 대상 노선과 종합계획을 확정하기로 했으나 현재까지 공식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당초 계획은 지난해 말 2차 선도사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여러 상황이 맞물려 지방선거 이후로 발표가 미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남권 단절·노후화 해소 필요성 강조
서울·경기 7개 기초지자체가 경부선 서울역-당정역 32㎞ 구간의 지하화를 촉구하며 정부를 향해 공동 입장을 표명했다. 사진은 박희영 용산구청장(가운데)을 비롯한 경부선 지하화 추진협의회 회원들이 4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 ITX회의실에서 철도지하화 종합계획 발표 촉구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협의회는 경부선 서울역-당정역 구간 32㎞를 대상 노선에 반영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2월 1차 선도사업 대상지로 부산·대전·안산 3곳을 발표한 바 있다.
최 시장은 "서울의 강남·서초·송파가 많은 발전과 번영을 이룬 것과 달리 서남권은 슬럼화돼있다"며 "생활 환경 등 삶의 질부터 부동산 가치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차이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원 마련 계획에 대한 질의에 박 구청장은 "해당 구간은 서울시가 여러 차례 용역을 통해 기술 타당성을 검토했기 때문에 사업의 당위성과 실현 가능성은 입증됐다"고 했다. 법에 따라 철로 상부 부지의 매각 대금이 사업 자금으로 활용된다.

박 구청장은 "각 지자체가 국토부를 방문해 지속해서 사업 검토를 요청해왔으나 현재까지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아 7개 지자체가 모여 정부의 결단을 강력히 촉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용산은 국제업무지구 등 총 면적의 3분의2 이상이 개발 예정이거나 개발 중"이라며 "민간 개발은 철도 노선을 끼고 할 수 없다. 균형 발전과 도시 경쟁력을 위해 철도지하화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도 국가 경쟁력 관점에서 지하화 사업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유 구청장은 "IT·첨단기업들이 밀집한 G밸리(가산디지털단지)에 2만4000여개 기업과 15만명의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다"며 "출근 시간 지하철역 유동인구가 강남·역삼역보다 훨씬 많은데도 교통 단절로 기업 활동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인과 노동자들이 가장 요구하는 것도 철도 문제 해결"이라며 "경부선이 지하화되면 구내 9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이는 곧 기업과 국가 경쟁력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