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단순히 질문에 답하거나 업무를 돕는 수준을 넘어 일터에서 사람과 한 팀을 이뤄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시대가 열렸다. 사진은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Palantir)는 9일(현지시각) 자사의 기술 컨퍼런스인 '데브콘 5'(DevCon 5)를 개최/사진=팔란티어 데브콘 캡처
인공지능(AI)이 단순히 질문에 답하거나 업무를 돕는 수준을 넘어 일터에서 사람과 한 팀을 이뤄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시대가 열렸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Palantir)는 9일(현지시각) 자사의 기술 컨퍼런스인 '데브콘 5'(DevCon 5)를 개최하고 다수의 신기술을 공개했다. 데브콘은 팔란티어가 주관하는 글로벌 개발자 컨퍼런스로, 기술 파트너사와 개발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신 기술 개발 현황과 신기능을 공유하는 자리다. 2024년 11월 첫 개최 이후 이번이 다섯번째 행사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기술 개발을 최전선에서 이끄는 팔란티어 내부의 부문별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해 AI가 기업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사람과 한 팀을 이루는지 직접 시연했다.
사진은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팔란티어의 수석 기술 설계자(Chief Architect) 악샤이 크리슈나스와미(Akshay Krishnaswamy). /사진=팔란티어 데브콘 캡처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팔란티어의 수석 기술 설계자(Chief Architect) 악샤이 크리슈나스와미(Akshay Krishnaswamy)는 "단순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수준으로는 남들과 똑같은 결과(베타)만 얻게 될 뿐"이라며 기존 AI 활용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진정한 경쟁력(알파)은 회사의 고유한 지식과 AI를 결합할 때 나오며 팔란티어가 이번에 선보이는 '사람과 AI가 팀을 이루는' 기술이 이를 현실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에 맞춰 즉석에서 팀 꾸리는 '하이브마인드'
사진은 이날 연설에 나선 미국 정부 사업 부문의 AI 담당 벤 래드포드(Ben Radford). /사진=팔란티어 데브콘 캡처
미국 정부 사업 부문의 AI 담당 벤 래드포드(Ben Radford)는 복잡한 문제가 생겼을 때 상황에 맞춰 여러 AI를 한 팀으로 묶은 AI 팀(에이전트 군집, agent swarms)을 순식간에 꾸려내는 '하이브마인드'(Hivemind) 기술을 소개했다. 미리 만들어둔 범용 AI를 쓰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문제의 성격에 따라 역할이 다른 AI 에이전트들을 즉석에서 조합해 투입하는 방식이다. 각각의 AI 에이전트는 서로의 아이디어에서 약점을 찾아내 비판하고, 가상 모의실험을 거듭하며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낸다.
또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해 컴퓨터 코드를 짜는 것은 물론, 그 코드가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자동 검사 프로그램'까지 스스로 만들어 오류를 고치는 AI 개발 도우미 'AI FDE'(현장에 직접 투입돼 문제를 해결하는 AI 엔지니어)의 활약상도 비중 있게 조명했다.
몇 달 걸리는 복잡한 업무도 척척… '오케스트레이터'
/사진=팔란티어 데브콘 캡처
회사 업무는 단 몇 분 만에 끝나지 않고 며칠에서 몇 달씩 걸리기도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팀을 이끄는 맷 호스(Matt Hawes)와 전방 배치 엔지니어(FDE) 비셰쉬 파텔(Vishesh Patel)은 이처럼 오래 걸리는 업무를 중단·재개가 가능한 방식으로 안정적으로 실행하는 작업 시스템 '오케스트레이터'(Orchestrator)를 시연했다.
기존의 AI는 외부 응답을 기다리거나 작업이 길어지면 오류를 일으키며 중단되는 경우가 많았다. 오케스트레이터는 이 문제를 해결해, 병원 진료비 승인처럼 추가 서류나 외부 이메일 답장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AI가 안전하게 대기 상태를 유지하다가 조건이 충족되면 즉각 작업을 재개한다. 이는 기업 현장에서 인간과 AI의 협업을 실현할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AI 맞춤형 데이터 환경과 철저한 보안 통제
사진은 이날 연설에 나선 팔란티어 그룹 리더(Group Lead) 테드 체스터 젠크스(Ted Chester Jenks). /사진=팔란티어 데브콘 캡처
팔란티어 그룹 리더(Group Lead) 테드 체스터 젠크스(Ted Chester Jenks)는 텍스트, 이미지, 수치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팔란티어의 온톨로지(Ontology) 기반으로 통합하는 기반 환경 구축 현황을 소개했다. 온톨로지는 AI가 데이터 간의 관계와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지식 지도'다. 이를 통해 AI는 조직 내 흩어진 방대한 자료를 자유롭게 분석하고 다룰 수 있게 된다.
자칫 중요한 데이터를 훼손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보안 장치 기능도 공개됐다. 온톨로지 보안 그룹 리더 케빈(Kevin)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로라(Laura)는 음성 명령으로 수술 일정을 조율하는 AI 비서의 사례를 발표했다. 이 AI는 곧바로 실제 스케줄을 바꾸지 않고 '시나리오'라는 안전한 가상 연습 공간에서 먼저 일정을 짜 본다. 이후 사람(관리자)이 확인하고 승인해야만 실제 병원 스케줄에 최종 반영된다.
AI, 쓸수록 강해지는 '조직의 두뇌'로
팔란티어는 이번 행사를 통해 AI가 조직의 보조 수단에서 중심 주체로, 나아가 스스로 진화하는 주체로 발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리슈나스와미는 "사람과 AI가 한 팀이 돼 문제를 해결하고 학습하는 이 방식이 기업 업무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며 "그 결과 회사 전반에 걸쳐 강력한 '누적 지능 코어'(compounding intelligence core)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AI가 업무를 수행할수록 조직의 지식과 경험이 쌓여, 이것이 다시 AI의 역량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