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 조사에서 올해 서울의 공동주택 입주 물량은 2만7000여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4만6710가구)의 절반 수준이며 내년 입주 물량은 1만7000여가구로 더 줄어든다.
소득 대비 집값의 상승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2월9일 기준 전월 대비 1.34% 상승하며 21개월 연속 올랐다. 지난해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3만6855달러로 전년 대비 0.3% 증가했다.
역대 정부는 서울의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을 통한 고밀도 개발을 다양하게 추진했다. 하지만 남산과 청와대, 문화유산 등 서울이 보유한 경관 가치와 보안 문제로 고도제한 규제가 상충하는 문제가 나타났다.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아야 한다는 규제의 취지와도 대립해 도심 고밀 개발은 큰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재명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공공 재개발·재건축의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토지 이용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9월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따르면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최대 1.4배까지 완화하는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이 개정 추진된다.
역세권 준주거지역 용적률은 1.4배 완화해 역세권과 저층 주거지역으로 한시 확대한다. 공공재개발의 최대 용적률은 일반주거지역 기준 법적 상한의 1.2배(360%), 공공재건축은 1.0배(300%)에서 법적 상한의 1.3배(390%)까지 허용한다. 다만 투기과열지구는 해당하지 않는다. 용적률 상향 대상은 민간 정비사업을 제외하고 공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
도심복합사업 3년 만에 가동…서울시, 용적률 1300% 완화━
도심복합사업은 사업성이 낮아 민간 정비사업의 추진이 어려운 노후 도심에 공공이 주도해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등과 주택을 공급하는 제도다. 민간 정비사업 대비 높은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조합설립·관리처분계획 인가 등을 지원해 신속한 사업 추진을 돕는 것이 특징이다.
국토부는 올해 수도권 내 5만호를 착공할 계획이다. 준주거지역은 기존 용적률 500%에서 최대 700%까지 올릴 수 있다. 용적률 상승분의 절반은 공공분양·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
김영국 국토부 주택공급추진본부장은 "신규 후보지 지정 후 관계기관과 협의해 후속 절차를 신속하게 이행하겠다"며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통한 제도 개선도 병행 추진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16조원을 투입해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사업'과 '성장잠재권 활성화사업'을 추진한다. 핵심은 강북의 발전을 견인할 고밀도 랜드마크 조성이다. 상업·업무·주거 기능이 연결된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사업의 경우 도심·광역중심지(종로·중구 일대와 청량리 등)와 환승역세권(반경 500m 이내)의 비주거 용도를 50% 이상 확보하면 일반상업지역 용적률을 최대 1300%까지 허용한다.
최근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사례를 보면 용적률 특례가 적용돼 최대 331.9%, 최고 49층을 지을 수 있다. 현재 은마아파트의 용적률은 204.0%로 14층이다. 동 간격과 층고를 제외한 단순 계산 시 용적률을 1000%로 올리면 68층 건축이 가능해진다. 은마아파트 조합은 77층 재건축도 추진한 바 있다.
서울에 초고층 주거시설의 건립이 불가능했던 건 아니다. 2015년 준공한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는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 328.0%, 최고 56층으로 건설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수립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에 따라 이촌지구가 초고층 아파트 개발 대상지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다음 해 입주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도 용적률 299.0%, 최고 38층으로 재건축됐다. 이처럼 특별 사례나 상업시설이 포함된 준주거 용도의 주상복합 건물을 제외하고 2023년 전 서울에는 35층 룰이 적용돼 초고층 주거시설이 건축될 수 없었다.
━
용산국제업무지구, 고밀도 개발 성공 사례 돼야━
용산구는 한남동·보광동 일대 정비사업으로 1만2000가구 이상 공급이 이뤄질 예정으로 학교 부족과 통학 여건, 생활 SOC 등 인프라 부족 문제가 거론된다. 지방정부와 교육청은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학교 부지 조성과 학교 설립에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주거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정치권에선 민간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공공 정비사업과 동일하게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발의한 재건축·재개발 촉진 특례법 제정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의 연계 통과가 추진됐지만 집값 상승 우려로 무산됐다. 해당 법안은 현재 역세권 단지에 적용한 용적률 인센티브를 비역세권도 확대 적용해 제3종 일반주거지역 기준 용적률 상한을 300%에서 330%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 재개발·재건축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통해 분양가가 낮아지면 손실분만큼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난다"면서 "일부 조합들이 공사비를 낮추는 방향을 선택하고 있으나 이는 아파트 품질의 저하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서울 정비사업 대부분을 민간 중심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공공개발의 사업성만 높이면 혼선과 사업 지연이 우려된다"며 "서울 주택 공급의 핵심인 민간 정비사업을 열어 공급 효과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취재팀=이무영 제도혁신연구소 부소장, 이남의 건설부동산부 기자, 이화랑 건설부동산부 기자, 김성아 정치경제부 기자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