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자전거가 호실적과 주주 환원에도 '오너 리스크'에 상장 폐지 위기에 놓였다. /사진제공=삼천리자전거
삼천리자전거가 호실적을 기록하고, 주주 환원책을 내놨음에도 '오너 리스크' 탓에 상장 폐지 위기에 놓였다. 주주총회 개최일이자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한 경영개선계획서 제출 마감일인 오는 20일이 회사의 미래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천리자전거의 연결 기준 2025년 매출은 전년 대비 8.93% 증가한 1755억5994만원, 영업이익은 312.30% 늘어난 124억2525만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경영실적 개선세에 대해 전기자전거와 일반자전거의 안정적 판매가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스포츠 사이클링 브랜드 '아팔란치아'가 47%의 매출 증가율로 실적을 이끌었으며 전기자전거도 품질과 사후관리 편의성 덕분에 판매 호조를 보였다고 한다.


2025년 연결 기준 삼천리자전거의 부채총계는 전년 대비 3.64% 늘어난 1260억6951만원이었지만 자본총계도 8.29% 늘어나 1729억2890만원을 기록하며 부채비율은 76.17%에서 72.90%로 낮아졌다.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환원 정책도 긍정적이다. 삼천리자전거는 지난 2월19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오는 20일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배당이 이뤄질 예정으로 주당 배당금은 100원이다. 시가 배당률은 2.3%로 총 12억80만원을 배당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감자도 결정했다. 기준일은 4월22일이며 보통주 87만3577주를 소각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보통주는 총 1327만3577주에서 1240만주로 줄어든다. 회사는 자기 주식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감자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오너의 '횡령 및 배임 혐의'…매매 정지 장기화 속 상장 폐지 위기 몰려
삼천리자전거는 1월12일 횡령 및 배임혐의 발생으로 인해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사진은 2월26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따른 주식 거래 정지 연장 공시. /사진=삼천리자전거 전자공시 캡처
하지만 이 같은 호실적과 주주 환원 행보에도 주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보유한 회사 주식이 오너리스크 탓에 상장 폐지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주식 매매는 1월부터 2개월 넘게 정지된 상황이다.
올해 1월12일 삼천리자전거는 공시를 통해 현직 임원의 배임 혐의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내이사이자 오너인 김석환 삼천리자전거 회장이 배임 혐의로 기소된 데 따른 것이다. 2023년 9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삼천리자전거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할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회장은 100억원대의 횡령과 200억원대의 배임 혐의를 받았다.


이후 검찰 송치와 기소가 이뤄지며 배임 혐의 규모는 13억원가량으로 줄어들었지만 이 역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해당한다. 코스닥시장상장규정을 보면 상장사 임원이 회사 자기자본의 3% 이상 혹은 10억원 이상의 금액을 배임·횡령 시 상장 적격성 심사 후 상장폐지를 할 수 있다.

같은 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삼천리자전거의 주권 매매거래정지 조치를 내렸다.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 여부 검토 결과 거래소는 2월26일 회사를 실질 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코스닥시장 기업심사위원회는 심의와 의결을 거쳐 회사를 상장 폐지할지 아니면 개선 기간을 부여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만약 상장 적격성이 인정되면 주권 매매거래 정지 해제 및 관련 사항을 안내할 예정"이라며 "반면 기업심사위원회가 개선 기간 부여를 결정 시 개선 기간 종료 후 상장 폐지 여부를 다시 결정하며 심의·의결 결과가 상장 폐지에 해당한다면 15영업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거쳐 폐지 절차를 밟는다"고 설명했다.
회사 "배임 혐의액 변제, 경영개선 계획안 보완"…소액주주 "김석환 회장 책임지고 완전히 물러나라" 요구
삼천리자전거 소액주주들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민원과 집단행동을 준비 중이다. /사진출처=주주연대 플랫폼 액트 게시판
삼천리자전거가 오는 20일까지 경영개선계획서를 내면 제출일로부터 20일간의 검토 및 심의·의결 시간이 더 생긴다. 이에 사측은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주주들은 오너의 배임·횡령이 상장 폐지 위기를 불러온 만큼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오너리스크를 일으킨 김석환 회장이 즉각 퇴진하고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한편 배임액을 변제할 것을 주장한다. 이를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집단행동을 준비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경영개선계획안에 대한 소액주주의 요구안을 발송하는 한편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책임자가 배임 등 개인 비위로 기소될 경우 모든 자격을 즉각 상실한다는 조항을 정관에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주총회는 이달 20일이다. 이날은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한 경영개선계획서의 제출 마감일이기도 하다.

한 소액주주는 "삼천리자전거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기업의 회장이 배임 혐의로 기소된 것은 회사의 이미지에 돌이킬 수 없는 먹칠을 한 것"이라며 "무죄 추정 원칙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최근 정부가 자본시장 투명화를 언급하는 상황에서 배임 혐의를 받는 인물이 직함을 가지고 보수를 받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제출 예정일까지 개선안 내용을 정리하고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보완하고 있다"며 "김석환 회장은 사태 발생 후 배임 혐의액인 13억원을 변제했고 회사도 조속한 시일 내 주식 거래가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액 주주분들의 퇴진 및 개선 요구안 등을 반영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회사 입장에서 관련 내용을 결정하거나 공유해 드릴 수 없어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