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이 22일 발표한 '한국 스팩(SPAC) 시장 투자 백서'에 따르면 2025년 스팩 IPO는 25건, 공모금액 270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건, 1284억원 감소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34.4건, 4030억원을 모두 하회하는 수치다.
스팩 상장 건수는 2022년 45건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25건 ▲2022년 45건 ▲2023년 37건 ▲2024년 40건 ▲2025년 25건이다. 공모금액 역시 2021년 3447억원에서 2023년 5183억원까지 증가했다가 2025년 2704억원으로 줄었다.
2025년 스팩 상장은 전체 상장 101건 중 25건으로 24.8%를 차지했다. 전체 공모금액 4조7376억원 가운데 스팩 공모금액 비중은 5.7%로 전년 9.3% 대비 3.6%포인트 감소했다.
합병 성과도 악화됐다. 2025년 스팩 합병 성공 건수는 15건으로 전년 대비 2건 감소했지만 상장폐지 건수는 24건으로 전년 대비 16건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합병 성공률은 38.5%로 전년 68.0% 대비 크게 하락했다.
2025년 말 기준 합병을 추진 중인 스팩은 86건이며 이 가운데 78건은 합병 대상을 탐색 중이다. 이들 중 만 2년차 비중이 43.6%로 가장 높았고 만 1년차 32.1%, 만 3년차 24.3%였다. 금감원은 합병 지연으로 스팩의 고연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 초기 주가 흐름에서는 투기적 거래 양상이 반복됐다. 2025년 기준 스팩 IPO 당일 주가는 공모가 2000원에서 장중 4067원까지 상승해 공모가 대비 약 203%를 기록한 뒤 종가는 2227원으로 마감했다.
금감원은 스팩이 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현금성 자산만 보유한 쉘(shell) 회사라는 점에서 합병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모가를 크게 상회하는 주가 형성은 정상적인 가치 평가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합병 이후 주가 흐름은 부진했다. 2025년 합병 완료 후 3개월 경과 시 평균 주가 변동은 5.2% 하락이었고 6개월 시점에는 13.4% 하락, 9개월 시점에는 26.6% 하락으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최근 5년 평균 기준으로도 3개월 -9.2%, 6개월 -22.5%, 9개월 -30.4%, 1년 -32.8%, 2년 -34.7% 등 전반적인 하락 추세가 확인됐다. 하락 종목 비중도 3개월 69.1%에서 4년 87.5%까지 확대됐다.
금감원은 이 같은 흐름의 배경으로 일반 IPO 대비 스팩 합병의 규제가 상대적으로 완화돼 있어 합병가액이 고평가됐을 가능성을 지목했다. 일반 IPO는 증권사에 기업실사 책임이 부과되지만 스팩은 그렇지 않은 구조라는 설명이다.
앞으로 금감원은 상장 첫날 비이성적 주가 급등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소비자경보 확대와 공시 심사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관계기관 및 업계와 협의를 통해 스팩과 일반 IPO 간 규제 차익 해소 등 제도 개선을 검토할 방침이다.
해외 사례도 제시했다. 미국에서는 스팩 합병 상장이 급증한 이후 주가 급락과 파산 사례가 이어졌고 이에 따라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시 의무 강화 등 규제 개선에 나섰다.
금감원은 투자자 유의사항도 강조했다. 스팩은 사업 실체가 없는 회사로 공모가를 크게 상회하는 가격에서 투자할 경우 손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높은 가격에 매수한 경우 합병 과정에서 희석 효과로 불리한 조건에 놓일 수 있으며 합병 실패 시 공모가와 이자만 반환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투자자가 공시 내용 등을 충분히 확인하고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