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20일(현지시각) 별세했다. 사진은 뮬러 전 국장이 2013년 8월 퇴임식에 참석한 모습./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했던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별세했다. 향년 81세. 고인은 생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로 그의 부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고인을 비난하는 독설을 내뱉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뮬러 전 국장의 가족은 "깊은 슬픔과 함께 밥(뮬러의 애칭)이 20일 밤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뮬러 전 국장은 미국 현대사의 굵직한 변곡점마다 중심에 서 있던 인물이다. 2001년 9·11 테러 발생 일주일 전 FBI 수장에 오른 그는 이후 12년간 FBI를 '테러와의 전쟁'에 특화된 정보·수사 기관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드거 후버에 이어 FBI 역사상 두 번째로 오래 국장직을 수행한 기록도 가지고 있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의 불법 공모 의혹을 파헤치는 특별검사로 활동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2년간의 끈질긴 수사 끝에 러시아의 선거 개입 사실은 확인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 모호한 결론을 내려 정계에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고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로버트 뮬러가 방금 죽었다. 잘됐다. 그가 죽어서 기쁘다"며 "그는 더 이상 무고한 사람들을 해칠 수 없을 것"이라고 적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전직 대통령들은 고인의 공적을 기렸다. 고인을 임명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평생을 공직에 헌신하며 FBI를 혁신했다"고 추모했고, 임기를 연장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FBI 역사상 가장 훌륭한 국장 중 한명으로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평가했다.


FBI 요원 협회 또한 성명을 통해 뮬러 전 국장의 헌신과 공로를 높이 평가하며 애도를 표했다. 트럼프 측근으로 분류되는 캐시 파텔 현 FBI 국장은 고인의 사망에 대해 즉각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