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국회에서 동행미디어 시대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김인한 기자
"S씨가 연변 청부살인업자를 고용했답니다. 밤길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이숨투자자문 측 법조 브로커는 2015년 구치소 접견실로 찾아온 김정철 변호사(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김 변호사는 식은땀을 흘렸다. 가족의 얼굴이 스쳤다. 이숨투자자문에 사기를 당한 이들을 대리하는 일은 생각보다 더 거칠었다.

피해자 2700여명에 금융사기 총액은 약 1380억원. 거대 조직의 살해 협박과 회유 속에서도 김 변호사는 물러서지 않았다. 평생 전 재산을 날린 이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수개월 간 재판을 준비한 끝에 김 변호사는 금융사기 가해자들이 중형을 선고받도록 했다.


2019년 피해액만 약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펀드 사기 사건인 '라임자산운용 사태'에서도 그는 금융사기 피해자들을 대리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행위) 법리를 내세웠다. 그 결과 1심에서 펀드 판매 계약을 무효화하고 투자원금을 100% 반환하라는 승소 판결을 끌어냈다. 금융펀드 불완전판매 사건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기 취소를 인정받은 것이다.

10여년 간 금융사기 피해자를 대리하던 그는 개별 사건 승소만으로 금융사기를 막기엔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그러던 중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오히려 금융사기 피해자의 회복을 어렵게 하는 상황을 보며 정계 입문에 뜻을 굳혔다. 개혁신당 수석대변인과 법률자문위원장을 거쳐 지난해 7월 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지난 3월에는 국민의힘과 단일화는 없다며 개혁신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

김 후보는 2일 국회에서 '동행미디어 시대'와 만나 국회의원이 아닌 행정가를 뽑는 지방선거 출마 배경에 대해 "서울시와 구청, 지방의회는 해외출장을 관광처럼 다녀오고 수의계약은 일부 사람들끼리 짬짜미로 한다"며 "저 김정철은 이 구조 자체를 부수러 나왔다"고 했다.


김 후보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한 공정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개혁신당은 현재 AI로 정책을 수립하고, 선거에 투입되는 정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있다"며 "정치의 비용이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부패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서울시장으로 당선된다면 AI로 부정부패와 행정 비용을 대폭 줄일 것"이라며 "서울시 인력은 실제 대민활동이 필요한 장애인, 어르신, 어린이 지원 등 복지 업무로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을 AI 도시로 만들겠다"며 "미국의 CES(소비자가전전시회) 같은 행사를 서울에 유치해 혁신 기업과 스타트업, 모험자본이 모여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5대 서울 비전으로 ▲성장의 도시 복원 ▲1인 가구 중심 도시 재설계 ▲시민 안전 문제 해결 ▲공정하고 청렴한 행정 ▲복지 패러다임 전환 등을 꼽았다.

아래는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구 MBC 상암 미디어센터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 해법'과 'AI 발전과 초고령사회, 노동환경의 변화와 대응방안'을 주제로 열린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왜 지금 김정철 후보가 서울시장이 돼야 하나.
▶서울시와 구청, 지방의회는 해외출장을 관광처럼 다녀오고 수의계약은 일부 사람들끼리 짬짜미로 한다. 그 사이 세금은 눈에 안 보이게 줄줄 샌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으로 공공사업 수의계약을 해주고 후원은 자기 개인으로 받는다. 이건 실수가 아니다. 세금 도둑이다. 반복되는 이유는 단 하나, 잡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 구조에서는 누가 와도 똑같다. 저 김정철은 이 구조 자체를 부수러 나왔다. 서울시장이 되면 모든 수의계약과 예산을 AI로 감시하겠다. 취임 즉시 서울시와 25개 구청의 수의계약을 전수조사하고 유착이 의심되는 모든 수의계약을 수사 의뢰하겠다.
-5대 서울 비전 가운데 공정하고 청렴한 행정을 강조했는데.
▶5대 비전 중 청렴한 행정이 현재 가장 중요하다. 행정에서 발생하는 부패와 시간 지연, 비효율은 주로 담당자의 재량권이 과도하게 개입될 때 발생한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사례에서 드러난 스마트 쉼터나 폐기물 처리 업체 선정 비리 등은 이권이 개입된 고질적인 문제다. 이는 특정 구청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내부에서 스스로 부패의 고리를 끊어내기는 불가능하다. 투명한 행정은 단체장의 철저한 자기 절제에서 시작된다.

-서울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
▶서울을 AI 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다. CES 같은 글로벌 행사를 만들 예정이다. AI 관련 스타트업, 글로벌 기업, 모험자본이 서울에 몰리도록 하는 것이다. 서울의 AI 플랫폼화다. 행정도 AI로 바꿀 것이다.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챗GPT와 같은 LLM(거대언어모델)을 만들어 서울시 창구를 하나로 모을 예정이다. 서울시민이 하나의 홈페이지에서 복지 혜택, 행정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서울시 공무원의 업무는 장애인, 어르신, 어린이 지원 등 대민활동이 필요한 곳으로 돌릴 것이다. 행정을 혁신해 비용을 줄이면 필요한 곳에 예산을 쓸 수 있다. 개혁신당은 AI로 정책을 수립하고, 후원 자동화 시스템 등으로 선거 비용을 대폭 낮추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 양당은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비용이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부패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거대 양당에 맞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불리한 싸움이지만 이 과정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 자체가 정치라고 생각한다. 소수 정당이나 약자를 대변하기 위해서는 선거제도 개편이 필수적이다. 작년 뉴욕을 보시라. 지지율 1%였던 34살 청년 조란 맘다니가 어떻게 거물 정치인을 꺾고 시장이 됐나. 뉴욕에는 있었고 서울에는 없는 것이 바로 순위선택투표제 덕분이었다. 사표를 방지하는 미국식 순위선택투표제, 결선 투표제 도입 그리고 거대 양당의 복수 공천을 금지하는 중대선거구제 확대 등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될 수 있는 공정한 룰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힘과 단일화는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는데 본인의 경쟁력은.
▶기존 단일화 요구는 개혁신당 후보의 포기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반대한다. 저 김정철을 중심으로 단일화한다면 언제든 논의할 수 있다. 국민은 이제 전과나 사법 리스크가 없는 깨끗한 정치인을 원한다. 저는 금융사기 피해 변호 등 남들이 다 안 된다고 하는 일들을 해서 성공을 시켜왔다. 또 어린시절 겪은 굴곡진 삶을 통해 상대방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AI나 IT(정보기술) 활용도가 높은 사람이다. 법률문서 작성 애플리케이션인 '김변호사 차용증'을 직접 개발해 무료 배포한 경험도 있다. 재판 승소 가능성을 판단하는 시스템으로 특허를 가지고 있다. 정원오 후보는 행정가로서 안정적 경영은 할 수 있어도 서울을 글로벌 도시로 도약시키는 시도는 할 수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정 활동 중에 명확한 성과가 없다.

-어린 시절 굴곡진 삶을 겪었다고 했는데 어떤 유년기를 보냈나.
▶5살 무렵 서울에 오면서 화장실조차 없는 반지하를 전전할 정도로 가난했다. 촌지를 내지 못해 교사에게 부당한 체벌을 받은 아픈 기억도 있지만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 덕분에 엇나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가난을 핑계 삼지 않고 스스로 돈을 벌며 학업을 병행했다. 고시원에서 지낼 때 직접 만든 요약집으로 형사법 전문 강사가 돼 생활비를 벌었다. 사법연수원 시절에는 강사 일을 하지 못해 마이너스 통장으로 신부전증을 앓는 어머니의 투석 비용과 생활비를 감당했다. 어려운 환경을 원망하지 않고 치열하게 산 덕분에 형사법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정치 입문 계기와 10여년간 금융사기 피해자를 대변해 온 경험에 대해 말씀해달라.
▶현장을 모르는 정치인들이 만든 법안들로 인해 피해자 구제가 더 어려워지는 현실을 봤다. 이때 직접 입법 활동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LIG건설 CP(기업어음) 불완전판매 사건(60% 배상), 라임 사태(1심에서 사상 첫 100% 반환 판결) 등 굵직한 사건의 선도 판결을 이끌어내며 피해자 구제의 기준을 높였다. 이숨투자자문 사기 사건 때는 부패한 경찰과 상대측 변호사의 모함으로 긴급 체포될 뻔한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정면 돌파해 피해자들의 회복을 도왔다. 억울하고 가난한 피해자들의 입장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공감한다.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개혁신당 서울시장 후보) 프로필
▲1976년 출생 ▲서울 마포고 졸업 ▲고려대 법학과 졸업 ▲고려대 대학원 법학 석·박사 ▲제45회 사법시험 합격 ▲제35기 사법연수원 수료 ▲대한법률구조공단 공익법무관 ▲서울지방변호사회 기획이사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국회 법정형정비 자문위원 ▲개혁신당 수석대변인·법률자문위원장 ▲개혁신당 최고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