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서 전용 59㎡ 21억원대 분양가가 등장하며 분양가상한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와 정부는 '주택채권입찰제'를 다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래픽=시대
주택가격 안정과 무주택자 지원을 위해 운영되는 '분양가상한제'가 비규제지역의 분양가 폭등이라는 부작용을 낳으면서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 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써밋더힐'의 3.3㎡(평)당 예상 분양가는 8500만원 수준이다. 흑석11구역 조합은 전용 59㎡의 분양가를 타입별 20억4863만~21억8980만원으로 예상했다. 국민평수로 불리는 전용 84㎡는 28억2668만~28억3747만원이 예상된다.

흑석11구역 재개발은 대우건설이 지하 5층~지상 16층, 30개 동, 1515가구(일반분양 420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다음 달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서초구 반포동 전용 84㎡ 시세가 30억원대 초반인 점을 고려하면 분양가가 폭등한 수준이다.


지난달 20일 분양한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드 서초'(1161가구·2029년 2월 입주)의 분양가는 3.3㎡당 7800만원 수준으로 전용 59㎡ 최고 분양가가 18억6490만원에 책정됐다. 강남보다 비강남의 분양가가 높아진 역전 현상이 현실화된 것이다.

비강남권의 다른 한강변 정비사업 아파트도 고분양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노량진6구역 재개발로 이날 분양을 시작한 동작구 노량진동 '라클라체 자이 드파인'(1499가구·2028년 12월 입주)의 전용 59㎡ 분양가는 약 21억2000만원, 전용 84㎡는 25억85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신반포21차 재건축인 서초구 잠원동 '오티에르 반포'(251가구·2026년 7월 입주)도 전용 59㎡ 분양가가 20억2600만원으로 동작구의 주요 단지보다 낮았다. 현재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강남3구와 용산구에 적용된다.
분양가 역차별 논란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받는 강남보다 비강남 아파트 분양가가 더 비싸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동작구 동작대교 남단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분양가가 시세 대비 최대 30% 낮아지며 시세 차익이 집값 불안을 야기하는 이른바 '로또 청약'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대통령도 해당 문제를 언급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 "로또 분양은 분양가 상한 제한으로 인해 실제 시세와 크게 차이가 발생하고 주변 집값을 자극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최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도 주요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수백 대 1에 달한다.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한 위장 전입이나 결혼·이혼 등 편법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확대에는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시세차익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으로 '주택채권입찰제' 도입 논의가 나온다. 주택채권입찰제는 분양가상한제 당첨자에게 국민주택채권 매입을 의무화해 이자를 지급하고 시세 상승분 일부를 공공이 환수하는 방식이다.

최근 관련 법안을 발의한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택채권입찰제를 도입하면 당첨자의 이익을 공공이 환수하고 이를 주택도시기금 재원으로 활용해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수요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주택채권입찰제 도입 시 시세차익을 일부 환수하는 효과가 있지만 초기 자금 부담이 더 커진다"며 "현금 능력이 높은 계층에 청약이 유리하게 작용하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