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원유 선물과 대체 에너지 투자가 유효한 테마로 작동했다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유와 원전, 대체에너지 등은 유가와 지정학적 이슈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
가장 수익률 높았던 원유선물 ETF…단기 유가 급등에 '직관성' 삼성운용 웃었다━
8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지난 3월6일부터 4월6일까지 1개월간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테마는 원유선물 ETF였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WTI원유선물(H)는 42.43%의 수익률로 1위를, TIGER 원유선물Enhanced(H)는 36.53%의 수익률로 2위를 기록했다.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어 원유선물 테마는 월등한 성과를 보였다. 다만 삼성자산운용의 성과가 더 나았다. 두 상품은 공통적으로 원유선물을 테마로 삼지만 단기 수요를 더 반영하는 직관성과 비용 통제를 위한 안정성이라는 운용전략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운용은 직관성을, 미래에셋운용은 안정성을 추구한다.
이는 포트폴리오에서도 확인된다. 7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은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 5월물을 91.78%의 비중으로 담아 근월물(만기일이 가까운 계약) 비중이 높다. 반면 미래에셋운용은 5월물은 36.96%, 6월물은 44.67%의 비중으로 포함해 원월물(만기일이 먼 계약)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이에 더해 삼성운용은 포트폴리오의 원유 ETF도 근월물에 집중하는 USO를 8.14%의 비율로 담았다. 반면 미래에셋운용은 상대적으로 위험을 분산한 DBO와 USL ETF를 19.85%의 비중으로 들고 있다. 이 두 상품은 USO 대비 단기 변동성의 위험도를 더 낮추기 위해 향후 12개월물로 투자 대상을 쪼개거나 비싸진 근월물을 팔고 다음 달 월물을 사들이는 롤오버(Roll-over) 비용을 줄이도록 설계됐다.
근월물을 많이 담았을 경우 계약기간 종료가 가깝기 때문에 원월물 대비 최신 유가 동향을 더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 여기에 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점도 삼성운용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때문이다.
백워데이션이란 근월물 가격이 원월물 가격을 역전하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은 보관 비용과 롤오버 시 비용 발생 등의 문제로 원월물의 가격이 더 높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이슈로 인해 원유를 바로 손에 넣으려는 근월물 수요가 급증했다. 실제로 미국 동부 시각(EDT)으로 7일 자정 기준 WTI 원유 선물 5월물은 116.24달러인 반면 6월물은 100.07달러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KODEX WTI원유선물(H)은 롤오버를 통한 추가 수익도 발생할 예정이다. 근월물이 더 비싸졌기에 이를 팔면서 더 높은 수익이 생기기 때문이다. 장기적 비용 절감은 미래에셋운용이 더 나은 측면이 있지만 단기 유가 급등에 삼성운용이 웃은 셈이다.
삼성운용 관계자도 "원유 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의 구조적 특징이 높은 성과를 만들었다"면서 "에너지 공급망 우려에 따른 유가 상승에 더해 백워데이션으로 인한 롤오버 수익도 추가로 발생한 점이 수익률에 영향을 줬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
유가 오르자 원전·대체에너지 투자 관심도 높아져…'원전 테마주' 건설 ·태양광·신재생에너지 강세━
유가 급등에 따라 대체 에너지 관련 테마도 힘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원전과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관련 ETF다.이들은 원유선물 ETF에 이어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3위 KODEX 건설 17.18% ▲4위 TIGER 200 건설 14.07% ▲6위 PLUS 태양광&ESS 12.92% ▲7위 TIGER 코리아원자력 11.96% ▲8위 KODEX 신재생에너지액티브 10.86% ▲10위 SOL 한국원자력SMR 9.45% 등이다.
건설 ETF의 수익률이 두드러진 이유는 '원전 테마주' 성격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7일 기준 KODEX 건설은 ▲현대건설 23.77% ▲삼성 E&A 19.86% ▲대우건설 11.27% ▲한전기술 9.86% ▲DL이앤씨 7.41% 등을 포트폴리오에 들고 있다. TIGER 200 건설 역시 ▲현대건설 27.16% ▲삼성 E&A 18.24% ▲삼성물산 13.62% ▲대우건설 10.17% ▲한전기술 8.84% 등을 담았다.
해당 상품에는 다수의 국내 원전 시공 경험을 가진 현대건설과 '팀 코리아' 일원으로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 등이 포함됐다. 지난 3월 건설주가 원전 테마 부각에 급등하자 두 ETF 역시 수혜를 봤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에너지 안보 이슈 때문에 원전 수출 확대와 SMR(소형모듈 원전) 등 차세대 원전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면서 "이에 원전 EPC(설계·조달·시공)를 맡는 건설사의 수주 기대감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태양광과 신재생에너지 관련 ETF도 힘을 받았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태양광&ESS와 미래에셋운용의 TIGER 코리아원자력 등이 하락장을 겪은 코스피 대비 높은 성과를 올렸다. 유가 급등과 에너지 수급 위기로 신재생에너지 수요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고유가 상황 속 원유와 에너지 등 관련 ETF를 리스크 분산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좋지만 향후 지정학적 변화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전쟁 관련 소식에 따라 유가는 하루에도 급등락을 반복할 수 있다"면서 "원유 선물을 헤지 수단으로 활용함과 동시에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에너지 안보와 중동 인프라 재건의 핵심 동력으로 사용하는 것은 유효한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가격 및 금리 변화는 항상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 역시 "현재 원유와 원전, 신재생에너지 섹터가 동시에 강세를 보이는 것은 에너지 안보와 안정성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된 결과"라면서도 "현재 시장은 반등보다는 방향 탐색 단계이기에 향후 중동 지역 긴장 완화 여부와 각국의 정책 방향, 금리 환경 등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