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그테이블코인 국내 제도 설계 방향을 점검하는 논의가 진행됐다. 사진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스테이블코인 제도 설계를 위한 과제:해외 사례 분석과 대응 전략' 세미나. /사진=염윤경 기자
스테이블코인 국내 제도 설계 방향을 점검하는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화됐다.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이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핵심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고 입을 모았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제도 설계를 위한 과제:해외 사례 분석과 대응 전략' 세미나가 진행됐다. 이날 '스테이블코인이 여는 글로벌 자산 토큰화 시대'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이종섭 서울대학교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글로벌 온체인 결제 인프라로 성장했다"며 "단순한 결제 수단이 아니라 RWA(실물자산 토큰화)와 DeFi(탈중앙화 금융)를 잇는 핵심 결합고리"라고 말했다. 이어 "토큰화의 본질은 자산 돈 규칙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것인데 이 구조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빠질 수 없는 결제 레이어로서 토큰화 생태계 전체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스테이블 코인 현황과 국내 과제'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김진규 타이거리서치 대표는 글로벌 시장 구조를 짚으며 달러 중심 체계를 지적했다. 그는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사실상 달러가 지배하고 있는 구조로 99% 이상이 달러 기반"이라며 "이 구조가 고착될 경우 디지털 금융에서도 달러 패권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는 후발주자지만 모바일 금융 이용률과 디지털 자산 확산 속도를 고려하면 스테이블코인 활용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이라며 "싱가포르 홍콩 일본은 이미 제도권 편입과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특히 "결국 속도의 문제"라며 "아시아 각국은 자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금융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상민 카이아재단 의장은 '글로벌 사례로 본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설계와 국내 도입 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의 역할 변화를 '패러다임 전환'으로 규정했다. 서 의장은 "지금 시장은 암호화폐 중심에서 '지급결제 인프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100% 담보 기반 발행과 KYC(고객확인) AML(자금세탁방지) 구조를 갖춘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금융 시스템과 결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상황에 대해 "한국은 아직 '무엇을 할 것인가(What)'를 논의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글로벌 시장은 이미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How)' 단계로 넘어갔다"며 "이 격차가 더 벌어질 경우 시장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행 구조 준비자산 검증 책임 구조 AML 체계 등 6가지 핵심 설계 요소가 확보되지 않으면 시장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이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핵심 금융 인프라라는 것에 뜻을 모았다. /사진=염윤경 기자
'글로벌 토큰화 경쟁과스테이블코인 규제: 미국 사례가 주는 시사점' 주제 발표를 맡은 김수민 플룸네트워크 한국 총괄은 미국 사례를 중심으로 제도 변화 흐름을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금융 규제 체계 안에서 재정의하며 새로운 금융 카테고리를 만들고 있다"며 "DeFi Broker(브로커)나 Digital ATS(대체거래시스템)와 같은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시장 성격 자체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며 "블랙록, 아폴로 등 대형 금융기관이 토큰화 자산 시장에 참여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가상자산이 아니라 제도권 금융의 일부로 편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괄은 또 "미국은 AML 체계 역시 기존 은행 중심에서 블록체인 기반 방식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규제와 기술이 동시에 재설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결제를 넘어 자산 토큰화 파생상품 자본시장으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국내 제도 설계 방향과 정책 과제가 집중 논의됐다. 특히 디지털자산기본법 지연으로 인한 입법 공백 상황에서 한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 경쟁이 '발행'이 아닌 '유통과 활용' 중심으로 이동한 만큼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실사용 확대와 글로벌 연계 전략이 시급하다는 점에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