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1분기 매출 3조4742억원, 영업손실 263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5% 줄고, 영업손실은 2.7% 확대돼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부진의 주요인으론 북미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목된다.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지난해 9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보조금까지 폐지하자 판매량이 급감했고 배터리 수요도 줄었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콕스오토모티브는 보조금 폐지 이후 전기차 점유율이 10.5%에서 5.8%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규모 감소도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 사업부가 비수기를 맞은 상황에서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출하량까지 줄며 공제금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한 비용도 1분기에 일부 반영돼 적자 폭을 키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SPE 공장의 ESS 생산능력을 확대해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해당 공장 내 4개 라인 중 3개를 ESS용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바꾸고 있었다.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ESS용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고 올해 4분기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이 본격화되면 생산능력은 연 30GWh 규모로 확대된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당시 올해 ESS 매출이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선 삼성SDI가 2028년 ESS 물량까지 전량 수주를 완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대로 ESS 수요가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테슬라와 약 4조원 규모의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단 소식도 전해졌다.
유럽에선 헝가리 괴드 공장을 중심으로 주요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을 늘리며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주 고객사인 BMW와 폭스바겐이 전기차 비중을 늘리고 있어 배터리 출하량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초엔 현대차와 유럽향 전기차에 들어갈 6세대 각형 배터리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그룹에서도 삼성SDI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주선 삼성SDI 사장과 유럽 출장길에 올라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기존 고객사는 물론 메르세데스-벤츠 등 신규 고객사와도 배터리 공급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EU) 산업가속화법(IAA) 제정도 전망을 밝게 한다. 해당 법안은 공공 조달과 보조금 등 각종 지원제도에서 '유럽 내 생산' 요건을 강화해 전략 산업의 역내 생산 능력을 높이겠단 취지로 마련됐다.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 셀과 모듈, 팩 등 핵심 부품 가운데 3개 이상 유럽 내에서 생산돼야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된다. 삼성SDI는 괴드 공장을 통해 유럽 생산 능력을 높여온 만큼 법안 제정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 사장은 지난달 18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서 "올해를 실적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체질 개선을 통해 하반기 흑자 전환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