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감원에 따르면 분조위는 전날 회의를 열고 티메프 사태 관련 2건의 분쟁조정 안건에서 모두 소비자 손을 들어줬다. 여행상품과 항공권을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한 뒤 서비스를 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카드사를 상대로 행사한 청약철회권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미 납부된 결제대금을 카드사가 소비자에게 환급하라고 결정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분조위의 첫 번째 조정 사례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 발표 이후 소비자권익보호국을 신설하며 분조위 기능 강화에 나섰다. 할부거래에 있어 카드사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티메프 사태로 장기간 지속된 소비자 피해를 실질적으로 구제하고자 한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사례별로 보면 신청인 A씨는 지난 2024년 2월 티몬 입점 여행사에서 약 494만원 상당의 호주 여행상품을 3개월 할부로 결제했다. 이후 여행사가 티몬 정산 불능을 이유로 계약 이행을 거절해 여행이 무산됐고 소비자는 카드사에 청약철회권을 행사했다. 분조위는 "여행서비스가 실제 공급되지 않은 경우에도 할부거래법상 청약철회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신청인 B씨는 티몬을 통해 제주항공 항공권을 5개월 할부로 구매했지만 판매사가 발권을 취소하며 항공권을 사용하지 못했다. 분조위는 이 경우에도 청약철회권을 인정했다. 판매사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능해졌다고 보고 잔여 할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할부항변권도 인정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티메프 여행·항공·숙박상품 할부결제 관련 분쟁민원은 1만1696건으로 집계됐다. 분쟁금액은 132억2000만원 수준이다. 이 중 카드사에 접수된 민원은 1만1526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금감원은 티메프 및 판매사가 직접 분쟁조정 대상이 아닌 만큼 카드 할부거래 구조를 활용해 별도 소비자 구제 경로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이번 조정안은 당사자인 소비자와 카드사가 통보일로부터 20일 이내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발생한다"며 "다른 유사 피해 사례에서도 카드사와 소비자 간 사적 화해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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