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흡수합병을 완료하면서 본격적인 시너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른 더위까지 겹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빙그레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흡수합병을 통해 외형을 키우면서 성장세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고 박빙이 펼쳐지고 있는 국내 빙과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때 이른 더위로 빙과업계의 호재가 예상돼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 1일 해태아이스크림 흡수합병을 완료했다. 2020년 10월 해태아이스크림 지분을 100% 인수한 지 5년 만으로 이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을 기점으로 양사의 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빙그레가 보유한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해태아이스크림 제품의 해외 판로가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태아이스크림은 독자적인 해외 조직이 없어 적극적인 영토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 현재 빙그레는 미국, 중국, 베트남, 호주 등에 법인을 두고 현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7일 보고서를 통해 "해태아이스크림은 현재 수출 비중이 미미하지만 빙그레는 미국·유럽·중국·베트남 등 주요 해외 유통망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며 "합병 이후 해태 제품의 해외 판로 확대가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빙그레의 해외 실적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365억원이었던 빙그레의 빙과 수출 규모는 지난해 994억원으로 5년 새 2.7배 성장했다. 증가율 역시 2021년 이후 꾸준히 두자릿수대를 기록하고 있다. 성장세를 감안하면 올해 수출 규모 10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3.1%까지 커졌다.
빙그레·해태 합산 빙과 점유율 1위…롯데웰푸드 매출 넘어서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도 점쳐지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아이스크림 제조사 점유율은 롯데웰푸드 39.9%, 빙그레 28.2%, 해태아이스크림 14.6% 등이다.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1위인 롯데웰푸드를 추월하게 된다. 지난해 빙그레의 연결 기준 빙과 매출은 9013억원으로 롯데웰푸드(9000억원)를 앞질렀다.

평소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도 긍정적이다. 지난 14일 서울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28도까지 오르는 등 아직 4월임에도 초여름 날씨를 보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4·5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60%이다.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7.4도로 평년(6.1도)보다 1.3도 높았다.


빙그레의 성장세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희망퇴직 비용 등으로 단기적인 부담은 불가피하지만, 조직이 안정화되면서 양사의 시너지가 커지고 길어진 성수기로 매출도 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태아이스크림의 글로벌 판매가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등 합병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했다"며 "예년보다 더위가 빠르게 찾아오면서 여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호재"라고 말했다. 이어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합병 관련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는 하반기부터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