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압구정·성수 등 상징성이 큰 핵심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에서 수주 경쟁이 과열되며 법적 분쟁 등 잡음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2021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사진=머니투데이
서울 압구정·성수 등 대형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에서 시공사 수주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브랜드 가치 상승과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지인 만큼 잡음도 커지는 양상이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5구역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 절차가 재개될 전망이다. 지난 10일 진행된 입찰에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참여한 가운데 DL이앤씨 직원이 서류를 무단 촬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조합은 즉시 관할 구인 강남구청에 유권해석을 요청했고 이날 유권해석 결과에 따라 사업 지연 리스크는 일단락됐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DL이앤씨 직원이 조합 지침인 현장 내 촬영 금지를 따르지 않고 입찰 관련 서류를 촬영한 행위는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과 서울시 시공사 선정 기준에 해당 행위가 입찰 무효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구청은 재입찰 진행 여부에 대해 조합이 결정하도록 권고했으나 분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경쟁사인 현대건설은 서류를 촬영한 DL이앤씨 직원 등을 상대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DL이앤씨는 박상신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해명하고 현재 두 회사는 조합이 요구한 '공정경쟁 확약서'를 제출한 상태다.
'성수4지구' 대우·롯데건설 갈등으로 경쟁입찰 무산 위기
핵심 재건축 사업지를 두고 대형 건설업체들의 법적 분쟁과 갈등이 이어지며 논란이 확산 중이다. 사진은 지난 2월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1
한강변 핵심 재개발 사업지로 꼽히는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도 재입찰을 앞두고 경쟁 구도가 흔들린다. 당초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경쟁이 예상됐지만 1차 입찰 과정에서 홍보 지침 위반 논란과 조합의 절차상 문제 등이 제기되며 입찰이 무산됐다.
이후 조합은 재입찰을 추진 중이나 새 입찰 조건을 두고 대우건설 측은 하이엔드 단지 준공 실적, 은행보다 낮은 금리 제안 금지 등이 롯데건설에 유리하다며 반발했다.

조합이 요구한 추가 이행각서도 쟁점이다. 각서에는 조합의 입찰 절차와 후속 조치를 수용하고 위반 시 입찰 자격 박탈이나 보증금 몰수 조치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내용 등이 담겼다.

대우건설이 최종 불참할 경우 경쟁입찰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입찰 참여 여부를 고심 중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입찰 조건과 관련해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성동구 등의 의견을 종합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경쟁하는 서울 서초구 신반포 19·25차 재건축 사업도 절차가 중단된 바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지난 13일 입찰 비교표 작성에서 도급계약서를 조합 외부로 반출하면서다. 다만 입찰 서류 변경이나 조작 가능성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15일 절차가 재개됐다.

통상 시공사 간 경쟁은 조합 입장에서 더 나은 공사 조건이나 금융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지나친 출혈 경쟁이 조합 내 갈등과 사업 지연으로 이어져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일정이 지연될수록 금융 비용과 공사비 부담이 커지는 구조이고 조합원들이 손해를 져야 한다"며 "사업 분쟁을 줄일 수 있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