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취재진과 무신사 관계자들 사이에서 오간 농담 섞인 이 한마디는 무신사 뷰티가 지향하는 '포스트 올리브영'의 지점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무신사는 서울 성수동에 단일 패션·뷰티 매장 기준 국내 최대 규모(지하 1층~지상 4층, 약 6600㎡·약 2000평)의 거점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섰다. 온라인에서 쌓아온 패션 큐레이션 역량을 뷰티로 이식해 오프라인 시장의 절대 강자인 올리브영과는 다른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23일 찾은 서울 성수동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성수역 3번 출구에서 나와 무신사 킥스와 대림창고를 지나자 웅장한 통유리 건물이 시선을 압도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천장에서 쏟아지는 조명과 높은 층고가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게 했다. 백화점 1층에 들어선 듯한 환하고 정돈된 분위기에 감탄이 나왔다.
현장에서 체험한 인디 브랜드 제품들은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즐거움을 줬다. 최대 89%까지 할인하는 뷰티 아울렛존은 취재진의 발걸음을 붙잡고 지갑을 열게 할 만큼 매력적이었다. 현장에서는 "처음 보는 브랜드인데 패키징이 예쁘다", "1만원도 안 한다니, 오늘 바로 구매할 수 있냐", "나만 알던 브랜드인데 여기 제품 정말 좋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1600만 회원의 구매 데이터를 반영한 뷰티 랭킹존은 생소한 브랜드에 대한 심리적 진입 장벽을 낮추며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뷰티 매장 최초로 안경사가 상주하는 전문 렌즈 코너와 헤어·바디케어 체험 후 손을 씻을 수 있는 '워싱존' 등 세분화된 전문 공간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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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올리브영'의 답안지…무신사가 꺼낸 네 가지 장치━
층별 구성과 동선 역시 연관 소비를 강화하도록 설계됐다. 1층 걸즈 존에는 여성용 스니커즈를, 4층 스포츠 존에는 전문 러닝화를 배치해 의류와 신발의 '깔맞춤' 쇼핑을 유도했다. 브랜드별 진열을 넘어 티셔츠나 팬츠 등 아이템 단위로 큐레이션한 전용 구역도 운영해 플랫폼 정체성을 강조했다.
매장 동선은 남성 고객을 겨냥한 전략도 담고 있다. 3층 무신사 스탠다드나 4층 아웃도어를 찾은 남성 고객은 하행 동선상 반드시 2층 뷰티 매장을 거치게 된다. 옷이나 신발을 보러 온 남성들이 거부감 없이 화장품을 테스트하고 구매하도록 유도한 구조다. 무신사 관계자는 "남성 뷰티 시장 확대를 위해 패션 고객의 동선을 뷰티와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지하 1층 엔터 존 '무싱사' 역시 눈길을 끄는 공간이다. 쇼핑 중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코인 노래방을 보고 "여자친구 쇼핑을 기다리는 동안 남자들이 오면 딱이겠다", "신박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무신사 관계자는 "노래 부르는 모습을 타임랩스 영상으로 남길 수 있다"며 "1인당 코인 1개를 제공해 쇼핑 중 이색적인 재미를 더했다"고 말했다.
수익 모델에는 무신사 스탠다드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이식했다. 입점 브랜드 가운데 상당수를 직매입으로 운영해 단독 상품군을 확보하고 재고 관리 효율을 높였다. 단순한 유통 채널을 넘어 플랫폼의 지배력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현장에서는 락앤락 도시락과 '전국김밥일주 BY 김밥대장'이 협업한 '무신사 김밥' 도시락 세트가 화제가 됐다. 무신사 관계자는 "9900원에 김밥과 도시락통까지 증정하는 오픈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을 넘어 성수동에서 보내는 시간을 점유하는 '복합 놀이터'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메가스토어 성수는 무신사의 큐레이션 경쟁력이 뷰티를 넘어 미식과 엔터테인먼트로까지 확장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다. K뷰티의 전형성에 피로감을 느끼는 2030 세대에게 무신사가 던진 승부수는 곧 '포스트 올리브영'에 대한 하나의 해석이다. 무신사는 이번 오픈을 기점으로 온·오프라인을 잇는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K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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