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파업으로 인한 삼성바이오로직스 피해 규모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사업장에서 열린 상생노조 투쟁결의대회. /사진=뉴시스
국내 최대 바이오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내달 1일부터 파업을 강행할 조짐이다. 노조가 정당한 성과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파업으로 인한 사업 피해가 우려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는 노동절인 다음 달 1일부터 어린이날인 5일까지 이른바 '황금연휴' 기간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생노조 파업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지난 23일 일부만 인용되면서 파업이 부분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 가처분으로 인해 파업이 제한된 분야는 막바지 생산 공정인 농축 및 버퍼 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 등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용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즉시 항고했지만 아직 결과를 받지 못했다. 영업일 등을 고려했을 때 항고 결과는 상생노조 파업이 끝난 후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추가 파업 여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선 첫 가처분의 경우 신청 3주 만에 결과가 나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는 사측에 OPI(초과이익성과급) 상한 폐지, 14% 수준의 임금 인상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만큼 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OPI는 삼성전자 등 다른 주요 그룹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연봉의 50%다. 임금 인상률의 경우 사측은 6%대를 제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이날 오후 3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협의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박재성 상생노조 위원장이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협의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협의 안건도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이날까지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제가 복귀한다고 해서 협상이 이뤄지는 건 아니다"라며 "회사도 이번 협의는 어떤 안건을 들고오는 자리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영업일 하루뿐이어도 피해 막심…물량 폐기 등 우려
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사업장. /사진=뉴시스
상생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 피해는 불가피하다. 파업 기간 중 일반적인 영업일은 다음 달 4일 하루뿐이지만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특성상 휴일에도 생산직 직원이 출근해 공정을 이어가야 한다.
일본 후지필름, 중국 CL바이오로직스 등 경쟁사들이 추격 속도를 높이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파업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초격차 전략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캐파(CAPA·생산능력) 확보를 통해 후발주자의 추격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바이오의약품 공정의 경우 생산이 중단되면 해당 물량의 데이터 신뢰성이 훼손돼 전량 폐기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파업으로 인한 직접 피해액만 최소 6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1~4공장을 풀가동하고 5공장 램프업(가동률 확대)을 진행 중이다. 물리적 유휴 설비가 없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해 배치가 폐기되면 생산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 납기일을 맞추지 못할 경우엔 위약금과 신뢰 훼손으로 인한 계약 해지 및 수주 감소 등의 우려도 존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평소 평일·휴일 여부와 관계없이 공장 가동률을 일정하게 유지한다"며 "노조 파업으로 인해 공장 가동률이 얼마나 줄어들지 현 단계에서 추산하긴 힘들지만 배치(생산 물량 단위) 폐기 등으로 인한 피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