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사진=김근수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회사 안팎으로 노사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협상이 재개될지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대표이사인 전영현 부회장과 디바이스경험(DX)부문 대표이사인 노태문 사장은 전날 사내게시판을 통해 노사 대화 의지를 강조했다.

두 대표이사는 "엄중한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미래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경영진 모두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회사는 열린 자세로 협의를 이어가며 임직원 여러분께서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노조는 현재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상한(연봉의 50%)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며 오는 21일부터 6월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총파업으로 반도체 라인 가동이 중단될 경우 30조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국내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일개 기업의 손실을 넘어 국가 경제 전반으로도 피해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 대표이사의 메시지를 낸 것은 생산라인이 멈춰서는 극단적인 상황을 막기 위해 노조 측에 대화를 재개하자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열린 자세'로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언급한 점은 사측이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추가적인 양보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해석이다.


노조가 교섭 재개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기존에 제시한 요구안을 끝까지 관철하겠다며 총파업 강행 의지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노조 내부에서 갈등이 표출되는 점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노조의 요구안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조합원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어 모바일·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조합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으로 구성된 공동교섭단에서 DX 조합원의 비중이 높은 동행노조는 자신들의 목소리가 소외되고 있다며 최근 이탈을 선언했다.

이후 두 노조에 공문을 보내 "합리적 이유 없이 교섭 정보나 상황 공유를 거부 또는 우리 노조 조합원을 향한 불이익에 대한 발언 및 발생 우려를 포함해 비하 등이 지속되는 경우 노동위원회 시정신청 및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 및 강력한 대응을 즉각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삼노도 초기업노조의 행보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전삼노는 초기업노조에 공문을 보내 조합원 의견 수렴 활동에 대한 교섭 배제 협박성 발언 유감 및 표명, 사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전삼노 소속 이호석 지부장의 DX 조합원 의견 수렴 활동을 문제삼으며 교섭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전삼노는 "내부 정당한 목소리마저 '교섭 배제'라는 압박으로 입박음 하려는 태도에 전삼노는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특정 사업부의 목소리를 외면하거나 배제하지 말고 DX와 DS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내부 반발이 커지며 노노 간 불협화음이 커지는 상황에서 결속력 약화를 막기 위해 DS와 DX를 아우르는 보상안으로 사측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가 직접 노사 대화를 위한 지원에 나선 점도 교섭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도 사후조정 신청을 위한 노사 설득에 나섰다. 삼성전자 노조는 2월 교섭 결렬을 공식 선언하고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으나 3월 3일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진 상태다. 조정 중지 결정 이후에도 노사 양측이 모두 동의한 경우 중노위는 사후조정 절차를 통해 다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도 중재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도형 고용노동부 경기지방고용노동청장은 8일 최승호 위원장과 면담해 노사 간 대화를 통한 협상 재개를 독려할 방침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삼성전자 노사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조속히 성사시켜 주길 바란다"며 "정부도 노사 간 실질적인 교섭을 촉진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