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는 발작이 계속된다면 뇌전증을 의심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특별한 이유 없이 경련 등 발작 증상이 반복된다면 뇌전증을 의심해야 한다. 약물만으로도 증상 완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에 파악해 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9일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뇌전증은 뇌졸중, 치매에 이어 세 번째로 흔한 신경계 질환이다. 뇌 신경세포의 전기적 질서가 깨져 과도하게 흥분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과거에는 간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사회적 편견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의학적으로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병이다.

뇌전증의 원인은 연령대별로 매우 다양하다. 소아나 사춘기 청소년의 경우 주로 유전적 요인이나 선천적인 뇌 발달 이상이 원인이 된다. 반면 활동이 왕성한 성인기에는 머리 외상이나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치매와 같은 퇴행성 질환이 발병의 주요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의학 기술의 발달로 과거라면 생존하기 어려웠던 뇌 손상 환자들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고령 뇌전증 환자 수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환자의 약 50% 이상은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뇌전증으로 분류된다. 뇌의 어느 부위가 흥분하느냐에 따라 증상도 천차만별이다. 단순히 한쪽 팔만 떨거나 이상 감각을 느끼는 경우부터 멍하게 한 곳을 응시하며 입맛을 쩝쩝 다시는 자동증을 보이기도 한다. 전신 강직뿐만 아니라 갑자기 5~10초간 동작을 멈추는 소발작, 근육 힘이 빠져 툭 쓰러지는 무긴장발작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진단의 가장 중요한 단서는 주변인의 관찰이다. 환자 본인은 발작 당시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발작 전 전조 증상이 있었는지, 눈동자와 고개가 어느 방향으로 돌아갔는지, 혀를 깨물거나 요실금이 있었는지를 상세히 파악해야 한다. 발작 양상을 촬영해 의료진에게 제공하는 것도 정확한 진단에 도움을 준다.


다행히 뇌전증 환자의 60~70%는 한두 가지 항경련제만으로도 증상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은 수술이나 미주신경자극술 등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약물을 복용하는 산모의 경우 기형아 출산 확률이 일반인보다 소폭 높지만 전문의와 상담해 안전한 약제로 조절한다면 건강한 출산이 가능하다.

질병청은 "뇌전증은 유전되는 경우가 5% 내외로 매우 적으며, 약물로 증상이 1년 이상 조절되면 운전도 가능하다"며 "규칙적인 수면과 금주, 과로 피하기 등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발작 주기와 유발 요인을 기록하는 뇌전증 일기를 쓰는 것이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