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부터 12일까지 이틀에 걸쳐 사후조정 절차를 진행한다. 사후조정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라 조정 기간 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조정이 종료된 이후에도 분쟁 해결을 위해 노동위가 다시 조정에 나서는 절차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2026년 임금 협약을 위한 교섭을 진행해 왔으나 성과급 기준에 대한 견해차가 지속돼 지난 2~3월 진행된 조정에서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조정 중지가 결정됐다. 하지만 지난 8일 고용노동부가 직접 노조를 설득하면서 사후조정 절차가 이뤄지게 됐다.
노조 측에서는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과 이송이 부위원장, 김재원 정책기획국장 등 3명이 참석한다.
재계에서는 이틀간 진행될 이번 집중교섭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할 경우 삼성전자는 파업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사후조정마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예정대로 총파업이 진행되면 반도체 생산라인이 멈춰서면서 30조원 이상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삼성전자 경영진은 "열린 자세로 협의를 이어가겠다"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결과를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 배분하라는 요구안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내 2·3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와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반도체(DS)부문 성과 분배만을 우선시하는 초기업노조의 행보에 반발해 가전·모바일 등 디바이스경험(DX)의 보상안도 추가로 논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안건 수정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초기업노조 측은 사후조정에서 전사 차원 이익 배분을 다뤄달라는 동행노조의 요구에 "2027년 임금교섭에서 심도 있는 의견 수렴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사실상 추가 의제 논의는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초기업노조는 만약 이틀 간의 집중 교섭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주주들은 노사 모두에 회사 미래를 고려한 전향적 자세를 촉구하고 있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근로자와 주주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구성원들이고 삼성전자의 미래에 자신들의 이해를 엮은 공동운명체"라며 "노조와 경영진은 글로벌 혁신경쟁의 절박한 상황에서 미래를 위한 담대한 협상에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만약 이번 협상에서 노조가 현재의 요구안을 고수해 안건 수용이 이뤄질 경우엔 노사 모두에 대한 법적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주주운동본부는 노조에 대해 "만일 노조가 단기적 금전배분에만 매몰되어 파업을 빌미로 성과배분의 원칙을 바꾸고 실제로 밀실협약을 주도한다면 법이 정한 강박에 의한 협약취소 절차 및 협약에 기인한 모든 부당이득에 대해 주주는 법적 보전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측에 대해서도 "공장가동중지 파업을 카드를 쓰는 협박식 노조의 요구에 대해 결코 물러서서는 안된다"며 "성과의 개념구성, 배분에 있어서 원칙을 세우지 않은 채 밀실 짬짜미 노사협상을 진행한다면 법이 정하는 모든 책임을 현 경영진에게 엄중하게 묻겠다"고 강조했다.
사후조정 절차에서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더라도 추가적인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은 있다. 2024년 7월 삼성전자 노조의 첫 총파업 당시에도 노사는 사후조정 절차를 통해 3차례의 집중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후 자율적으로 교섭을 재개해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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