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 1분기 실적 개선에도 노동조합 이슈 등의 영향으로 주가 부진을 겪고 있다. 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사업장. /사진=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인적분할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미국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주가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파업 등 노동조합 이슈가 심화한 탓이다.
탄탄한 재무에 관세 영향 축소…"가이던스 상향 여지"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1월 CDMO(위탁개발생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지배구조상 분리된 후 사업 성과를 잇달아 냈다. 우선 1~4공장 풀가동과 5공장 램프업(가동률 상승) 등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올 1분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2571억원, 580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8%, 영업이익은 35.0%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내세운 연 매출 성장 가이던스(15~20%)를 웃도는 수준이다.
재무 상태도 안정적이다. 올 1분기 말 삼성바이오로직스 자산은 11조9950억원에 달한다. 자산을 구성하는 자본과 부채는 각각 7조9288억원, 4조722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채비율과 차입금 비율을 각각 51.4%, 11.6%로 관리하며 추가 투자 여력을 확보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100%, 차입금 비율은 30% 미만일 때 재무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미국 생산거점 마련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이후 이뤄낸 성과 중 하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말 미국 록빌 생산시설 인수를 마무리 지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정책 불확실성을 줄였다. 한국 송도와 미국 록빌로 생산체계를 이원화해 다양한 고객사 요구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수주 경쟁력을 강화한 셈이다.


이지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GSK로부터 인수한 미국 록빌 생산시설 매출은 올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인식될 예정"이라며 "향후 추가 수주 및 가이던스 상향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현석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록빌 공장 계약 제품에 따라 연간 가이던스 추가 상향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불타는 코스피 차가운 삼성바이오…노조 리스크 부각
사진은 지난달 22일 투쟁 결의대회에 나선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사진=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후 사업 성과를 꾸준히 냈으나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이하 종가 기준)는 인적분할 후 주식이 재상장된 지난해 11월 24일 178만9000원에서 올해 1월15일 196만5000원까지 오른 뒤 최근 140만원 안팎으로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된 코스피 지수가 같은 기간 3846.06→4797.55→7500 안팎으로 상승세를 그린 것과 대비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부진한 배경에는 노조가 자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가 이달 1~5일 전면 파업에 나서면서 실적 악화 등의 우려가 잇따라 제기됐다. 지난달 28~30일 진행된 부분 파업과 이달 전면 파업으로 인한 피해액은 최소 1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전면 파업 직후 휴일 및 연장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진행하고 있고 2차 파업 가능성도 열어놓은 만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양측은 지난 8일 노사정 협의를 기점으로 비공개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

문제는 노사 간 입장 차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전면 파업 전후 양측이 수차례 대화했으나 협상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임금 인상률과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해 양측 의견이 대립하고 있어서다.

노조는 임금 인상률 14%와 1인당 격려금 3000만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임금 인상률 6.2%, 일시금 600만원을 제안했다. 경영 사안에 대해 노조는 신규 채용 및 인사고과, M&A(인수·합병) 등에 사전 동의 확보를 주장하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경영진 고유 권한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업과 투쟁이 장기화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에 미치는 영향 역시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노조 이슈로 삼성바이오로직스 고객사가 미국·유럽 경쟁사를 고려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