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정통성과 수제 공정을 앞세운 타코 전문점들이 국내 외식 시장의 새로운 미식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사진은 멕시칼리의 피쉬 타코와 빠빠. /사진=다이어리알
태양의 에너지를 머금은 멕시코 요리는 기온이 오를수록 선호도가 높아지는 장르다. 특히 지역별로 미식의 색채가 뚜렷하다. 멕시코 요리의 고향으로 불리는 남부 오악사카(Oaxaca)는 초콜릿과 칠리를 베이스로 한 '몰레'(Mole) 소스와 납작한 옥수수빵 '틀라유다'(Tlayuda)가 대표적이다. 마야 문명의 숨결이 닿은 남동부 유카탄(Yucatán) 반도는 독창적인 돼지고기 바비큐 '코치니타 피빌(Cochinita Pibil)'로 독자적인 미식 영역을 구축했다. 정치·경제의 중심지인 중부 지역은 전국 각지의 식재료가 집결하며 '타코(Tacos)'와 '엔칠라다(Enchiladas)' 등 대중적 표준 요리의 발신지 역할을 한다.
국내에 흔히 알려진 '텍스멕스'(Tex-Mex)는 현지 요리가 아닌 미국 텍사스주 기반의 퓨전 스타일이다. 밀 토르티야와 체다 치즈, 사워크림을 듬뿍 사용하는 나초나 파히타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국내 외식 시장은 텍스멕스 기반 프랜차이즈가 주도해 왔으나, 최근에는 현지 스트리트 푸드 형태를 고집하며 정통성을 지향하는 타코 전문점이 증가하는 추세다.
멕시칼리(MEXICALI)
멕시칼리의 소고기 퀘사디야. /사진=다이어리알
서울 광진구 아차산역 인근, 멕시코 음식이 생소한 상권임에도 오픈 전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지는 곳이 있다. 멕시코 북서부 바하 캘리포니아의 도시명을 그대로 딴 레스토랑 '멕시칼리'다. 멕시코 현지에서 요리를 배운 부부가 운영하는 이곳은 해산물 타코의 성지인 엔세나다(Ensenada) 항구 문화권의 지역색을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이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피시 타코'는 멕시칼리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메뉴다. 엔세나다 오리지널 스타일을 고수한 이 메뉴는 바삭하게 튀긴 흰살생선에 새콤한 야채와 소스를 얹어 '겉바속촉'의 미학을 완성했다. 신선도가 생명인 과카몰레는 아보카도 한개를 통째로 사용해 주문 즉시 제조한다. 수제 살사는 모든 요리에 현지의 풍미를 더하는 감초 역할을 한다.

스페인어로 감자를 의미하는 '빠빠'(Papa)도 이곳을 대표하는 메뉴 중 하나다. 베이크 포테이토에 치즈와 돼지고기를 듬뿍 얹어 풍성함을 강조했다. '소고기 퀘사디야'는 멕시코 몬테레이 치즈의 고소하고 짭조름한 풍미가 소고기 등심의 육즙과 만난 메뉴다. 칠리소스를 듬뿍 더해 먹으면 한층 깊은 맛이 완성되며 피시 타코와 함께 이 집의 양대 대표 메뉴로 꼽힌다.
라까예(La calle)
라까예의 타코. /사진=다이어리알
서울 신당동 중앙시장 한복판에서 멕시코 거리의 활기를 재현한 '라까예'는 국내 멕시칸 다이닝 최초로 미쉐린 스타를 획득한 진우범 셰프의 타코 전문점이다. 상호처럼 전통시장 고유의 정겨운 분위기 속에 현지 스타일을 녹여냈다.
매장 전면에 배치된 수직 회전 구이 장치 '알 파스토르'(Al Pastor)는 시각적 즐거움과 함께 시장 상권 특유의 역동성을 더한다. 매장에서 제조한 수제 옥수수 또르띠야를 기반으로 알 파스토르, 소고기부터 우설, 소곱창 등 다양한 재료를 취향껏 즐길 수 있다.
살사리까(Salsa rica)
살사리까의 칠레레예노. /사진=살사리까 제공
멕시코 현지의 맛을 타협 없이 구현하며 미식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정통 멕시칸 레스토랑이다. 상호에 걸맞게 매장에서 만드는 신선한 살사와 깊은 풍미의 소스가 요리의 핵심이다.
시그니처 메뉴인 '칠레레예노'는 커다란 고추 속에 간 소고기와 감자, 치즈 등을 채워 튀겨낸 멕시코 가정식의 정수를 보여준다. 전통 방식으로 제조한 또르띠야는 원재료의 질감을 충실히 살려내며 속재료와 조화로운 풍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쌀, 아몬드, 계피를 블렌딩한 멕시코 국민 음료 '오르차따'를 곁들이면 현지의 미식 경험이 완성된다.
맷돌
맷돌의 참다랑어 토스타다와 돼지고기 까르니따스. /사진=다이어리알
멕시코 현지 전통 방식에 현대적 조리 테크닉을 결합한 타코 바다. 매장명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의 핵심은 멕시코식 맷돌인 '몰리노'를 통해 매일 갈아 만드는 마사(옥수수 반죽)에 있다. 이창윤 셰프는 옥수수 품종별 특성을 살려 기성 제품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또르띠야의 구수함과 영양을 극대화했다.
숯불 조리법을 활용한 6가지 테이스팅 코스를 메인으로 운영하며, 참다랑어와 할라피뇨, 갑오징어와 시소 등 창의적인 식재료 조합을 선보인다. 테킬라와 메스칼은 물론 타코와 어울리는 와인 라인업이 강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