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킨백'(Firkin bag)은 '페이크'(Fake)와 '버킨'(Birkin)의 합성어로, 버킨백의 플랩·벨트형 잠금장치·자물쇠 디테일을 차용하되 투명·반투명 PVC·TPU 젤리 소재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가격은 2만~8만원대로 형성돼있다.
2003년 전후 처음 등장해 2006~2008년 한 차례 유행한 뒤 자취를 감췄던 이 백은 최근 'Y2K 패션' 열풍과 함께 20년 만에 해외 빈티지 셀렉숍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부활했다. 틱톡 등 SNS에서는 'dupe'를 검색하면 핸드백부터 향수·레깅스까지 각종 카피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올해 1월에는 아이돌 그룹 키키의 두 번째 미니앨범 '델룰루 팩' 콘셉트 포토에서 멤버 키야가 연두색 젤리 퍼킨백을 든 사진이 공개되며 10∼20대 사이에서 "키키가 든 가방"으로 입소문을 탔다.
패션업계에서는 이런 퍼킨백 열풍을 '듀프'(Dupe) 소비 문화로 분석하고 있다. '복제하다'(Duplicate)의 줄임말인 듀프는 고가 브랜드의 복제품을 뜻했지만, 최근에는 단순 복제를 넘어 품질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한 명품의 대체품으로 의미가 확장됐다. 패션, 선글라스, 가방 등 액세서리, 뷰티 제품, 심지어 가전 제품 등에서 이 듀프 제품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가짜 로고를 새겨 상표권을 침해하는 이른바 '짝퉁'(위조품)은 불법이지만, 디자인이나 주요 특징을 따라 하기만 한 듀프 제품은 법적으로 별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가성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 Z세대(1997~2012년생)는 옷이나 소품 등 유행하는 제품을 구매할 때 듀프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했는데, 콘서트 티켓이나 한정판 상품 등 자신에게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는 제품에는 과감하게 돈을 지출하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 브랜드 대신 저렴한 대체품을 찾으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서도 '듀프' 소비가 주목받으면서 듀프 문화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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