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3구 구청장 후보 현황/그래픽=신재민 편집위원
서울 부동산 투자시장을 이끄는 '한강벨트'가 6·3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승부처로 떠올랐다. 고가 부동산이 집중된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은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만큼 민선8기에서 국민의힘 구청장이 6개 구 가운데 5개 구를 차지했다.
민선9기에선 현직 구청장 3명이 재출마했다. 전부 다 국민의힘 소속이다. 비상계엄 이후 정권교체와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 상승에 보수 지역을 빼앗으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수성하려는 국민의힘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3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 강남3구 가운데 강남구를 제외한 서초구와 송파구의 현직 구청장이 재출마했다.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이슈로 집값 상승세가 빠른 마용성에선 마포구가 연임에 도전한다.


서울시장 여야 후보인 정원오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도 공식 선거운동 첫날 나란히 강남3구와 마용성을 찾으면서 구청장 후보들과 표심 공략에 나섰다.
'보수 텃밭' 서초, '재건축 현안' 송파
강남구는 개포주공1단지(5040가구)와 은마아파트(4424가구) 등의 재건축이 진행되며 정비사업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서초구는 준공 45년이 넘은 잠원동 신반포7차(965가구)가, 송파구도 거여·마천 뉴타운, 잠실주공5단지 등 정비사업지가 40개 이상으로 부동산 공약이 초미의 관심사다.

'보수의 철옹성'으로 불리는 서초구는 전성수 국민의힘 후보(현직)가 1호 공약으로 경부간선도로와 반포대로 지하화 사업 추진을 내세웠다. 민선8기에서 추진한 '2040 서초 도시발전계획'의 일환으로 경부간선도로와 반포대로를 지하화하고 차도를 초록빛 인도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양재·내곡권 글로벌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시티 조성도 핵심 공약이다.

전 후보는 "법률소비자연맹 전국지방자치 모니터단이 최근 발표한 공약 이행 평가에서 서초구는 '서울 공약 이행률 1위' 지역이 됐다"며 "지난 4년간 교통망 혁신 등 대형 프로젝트를 위한 포석을 깔았다면 민선9기에 서울시·구의원들과 '원팀'을 구성해 서초의 숙원 사업들을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전 후보에 맞서는 김형곤 민주당 후보는 1호 공약으로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고가도로 철거·재구조화를 꼽았다. 1996년 서초구청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서울시 경영기획관·행정국장·대변인·한강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25년 동안 행정경험을 쌓았다. 김 후보는 서울시·전문가·주민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만들어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고가도로 철거와 반포 한강변, 세빛섬 등을 잇는 도시 재설계를 구상했다.

송파구는 서강석 국민의힘 후보(현직)와 조재희 민주당 후보가 경쟁한다. 서 후보는 송파구청장 시절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 이행 평가 최우수(SA) 등급을 획득한 행정력을 내세웠다. 그는 신속한 정비사업을 주요 공약으로 삼고 인허가 원스톱 서비스 등 중단 없는 재건축을 약속했다.

조 후보는 AI(인공지능) 미래산업 유치와 잠실 MICE(회의·포상여행·컨벤션·전시) 개발, 굵직한 정비사업 실행, 생애주기별 통합돌봄 시스템 구축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송파의 도시 재설계를 위해 주거와 교통, 교육 인프라를 재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마포구청장 현직·전직의 선거…성동구, '정원오 효과' 기대
서울 마포·용산·성동 구청장 후보 현황/그래픽=신재민 편집위원
마포구는 서울 강북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성산시영아파트(3710가구)가 조합을 설립해 5000가구 규모로 탈바꿈을 추진하고 있다.
박강수 국민의힘 후보(현직)는 '공약 이행률 99.8%'를 강조하며 마포구민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그는 민선8기에서 36개 공약을 추진했고 35.5개 공약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박 후보는 가장 시급한 구정 현안으로 정비사업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상향을 약속했다. 그는 "마포 건너편의 여의도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는데도 마포는 여전히 낮은 건물들만 있다"며 "서울시에 용적률 상향을 건의하고 정비사업 부지 총 61곳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선7기 마포구청장을 지낸 유동균 민주당 후보는 '도시 행정 경쟁력'을 내걸고 구청장직 탈환에 나섰다. 유 후보는 민선9기 핵심 비전으로 'AI 스마트 행정'을 내세웠다. 사후 대응 행정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주요 공약으로 ▲AI 기반 행정 ▲청년특구 조성 ▲전 생애 복지 ▲문화경제 도시 구축 등을 발표했다.

용산구는 박희영 구청장이 이태원 사고에 책임을 지고 불출마를 선언하며 현직 프리미엄이 사라졌다. 민주당은 서울시 행정부시장 출신의 강태웅 후보가, 국민의힘은 용산구의원 출신 김경태 후보가 용산구청장에 출마했다.

성동구는 정원오 전 구청장이 서울시장으로 출마하며 생긴 민주당 후보 자리에 유보화 전 부구청장이 출마했다. 서울시 정책기획관 출신의 유보화 후보는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사업의 공공기여 6000억원 배정을 시와 재협의하고 2000석 규모 복합문화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유 후보와 경쟁하는 고재현 국민의힘 후보는 ▲왕십리역세권 경제·비즈니스 중심 개발 ▲성수동 미래첨단산업 거점화 ▲정비사업과 교통 개선 ▲성동형 교육도시 패키지 ▲AI 복지비서와 생활복지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서울 첫 지원 유세로 성동구를 찾으면서 부동산 공약을 강조했다. 지방선거 국지전인 구청장 선거의 판세 잡기에 공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