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메밀과 밀가루의 배합 비율은 각 전문점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된다. 최근 국내 면 요리 시장은 과거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선호하던 경향에서 벗어나 메밀 함량을 높여 원재료 본연의 거친 식감과 향을 살리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일본에서 소바는 17세기 일본 에도시대부터 존재하던 서민의 끼니였다. 메밀가루를 반죽해 가늘고 길게 자른 형태인 '소바키리'(蕎麦切り)는 현재 우리가 '소바'(메밀국수)라고 부르는 음식의 기원으로, 반죽한 메밀을 얇게 밀어 면 형태로 가늘게 자른 요리다.
음식의 형태는 다르지만 한국에도 메밀국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냉면 문화 속에서, 강원도 산간 지역 밥상 위에서 고유의 방식으로 면 요리 문화가 쌓여왔다. 동치미 국물에 말거나 양념장에 비벼 먹는 막국수가 그것이다. 막국수는 이름처럼 '막' 만든 투박한 음식이지만, 그 투박함 안에 메밀 본연의 맛이 가장 솔직하게 담겨 있다.
━
스바루━
이 매장의 핵심 경쟁력은 당일 제분, 즉석 반죽, 주문 즉시 삶아내는 자가제면 공정에 있다. 제분·제면실에서 맷돌을 이용해 그날 사용할 메밀가루를 직접 갈아내며 조리 전 과정을 오픈 주방 형태로 소비자에게 공개한다. 면발은 메밀 80%와 밀가루 20%를 배합하는 에도시대 전통 기법인 '니하치'(二八) 소바 형식을 고수한다. 완성도 유지를 위해 당일 판매 수량을 제한하는 방식을 택했다.
메뉴는 냉소바와 온소바를 포함해 총 14종이다. 기본 메뉴인 '자루소바'는 쯔유에 면을 찍어 먹는 형태로, 니하치 배합 특유의 밀도와 메밀 고유의 향을 확인할 수 있다. 매장의 시그니처 메뉴인 '오리메밀'은 차갑게 조리된 메밀면에 오리고기를 넣은 따뜻한 쯔유를 곁들여 내는 온도 대비 방식이 특징이다. 한국적 식재료를 접목해 고소함을 강조한 '들기름소바'와 계절 한정인 '마소바'도 축을 이룬다. 음식과 함께 곁들일 수 있는 새우튀김, 등심튀김 같은 튀김류도 별도로 주문 가능하다.
━
소바쥬━
이곳의 제면 방식은 메밀 본연의 거친 질감과 향을 살리는 방식을 고집한다. 면에는 토종 메밀을, 메밀차나 아이스크림에는 향이 강한 타타리 메밀을 쓰는 등 요리에 따라 품종을 달리 한다. 코스는 메밀 콤부차로 시작해 메밀칩, 온국물 메밀면, 메밀 갈레트, 메밀 아이스크림로 구성된다. 코스 메뉴는 계절·식재료 수급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
막불감동━
창업 초기부터 자가제면을 고집한 곳으로, 2015년 지금의 지하 점포로 자리를 잡았다. 이곳 정용선 대표의 운영 원칙은 단순하다. 기본 식재료는 하루치만 구입하고, 남으면 미련 없이 버린다. 반죽도 재고를 쓰지 않고 매번 새로 한다. 면은 통메밀·순메밀·쓴메밀 세 가지를 혼합해 직접 뽑으며 동치미는 제주 월동무를 2주간 숙성시켜 사용한다. 이렇게 만든 동치미막국수에 직화불고기를 곁들이는 방식이 이 집의 시그니처다.
━
메밀단편(여의도점)━
메뉴는 들기름 메밀면, 비빔 메밀면, 평양식 물 메밀면, 바작 골동 메밀면 등이 있다. 파주에서 3대째 기름집을 이어온 들기름과 72시간 숙성 양념장을 사용한다. 육수는 1++ 등급 한우 양지·사태와 닭을 함께 우려낸다. 메밀면 외에 한우 수육, 청송식 닭불고기 등 곁들임 메뉴도 갖추고 있어 식사 구성의 폭이 넓다. 이 집의 시그니처로 꼽히는 메밀단편 반상은 매일 30개 한정으로만 판매하는 메뉴로 메밀단편을 상징하는 모든 식재료를 한상에 담았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