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경기도 한 레미콘 공장에 믹서트럭들이 멈춰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수도권 레미콘 운송노동자들이 8일 오전 8시부터 집단 휴업에 돌입하면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수도권 대형 산업시설 건설 현장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 수도권지부는 운반비 현실화와 단체교섭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노조 측은 수도권 조합원 약 8000명과 레미콘 운송장비 1만1000여 대가 파업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는 반도체 공장이 일반 건축물보다 콘크리트 품질과 시공 연속성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공장(팹·FAB)은 초미세 공정을 수행하는 시설인 만큼 미세 진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고강도 콘크리트 구조물이 필수적이다.

특히 레미콘은 출하 후 일정 시간 내 타설해야 하는 특성상 운송 차질이 발생하면 공정 운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은 대규모 콘크리트 타설 공정을 계획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운송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일정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한 수도권 주요 산업시설 건설 현장이 이번 파업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적인 공급 차질은 공정 순서 조정 등을 통해 대응할 수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후속 공정에도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콘크리트 구조물 공정이 지연되면 클린룸 구축과 생산장비 반입 일정도 순차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은 수많은 공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특정 공정이 지연되면 전체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파업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와 레미콘 업계 간 입장차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노조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지위를 인정한 법원 1심 판결을 근거로 제조사 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레미콘 제조사들은 해당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건설 경기 침체로 업계 경영 여건도 악화된 상황이라고 맞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건설 현장 전반의 공정 지연 우려가 커질 수 있는 만큼 노사 간 대화와 정부의 중재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건설업계 한 전문가는 "반도체 공장은 일반 건축물과 달리 건설 단계부터 생산설비 도입 일정이 촘촘하게 연계돼 있어 공정 지연에 따른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크다"며 "최근 국가 차원에서 첨단산업 인프라 구축 속도가 중요해진 만큼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조정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