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6년 5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가 11개월 연속 상승했다. 사진은 지난 1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출물가가 11개월 연속 상승했다. 반면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수입물가는 두 달째 내림세를 나타냈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5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출물가지수는 188.58(2020년=100)로 전월보다 0.3%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46.9% 올랐다.

수출물가는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4월 평균 1487.39원에서 지난달 1490.11원으로 소폭 상승한 가운데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가격이 오른 영향이 컸다.


농림수산품은 다랑어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8% 상승했고, 공산품도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와 1차 금속제품 가격 상승에 힘입어 0.3% 올랐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물가지수는 208.98로 2010년 7월(217.32) 이후 15년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요 품목 가운데 D램 가격은 전월 대비 7.6%, 플래시메모리는 19.5%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D램은 259.7%, 플래시메모리는 223.0% 급등했다.

수입물가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전월보다 0.3% 하락한 168.05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4.8% 상승했다. 지난 4월(-2.1%)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원재료는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1.0% 하락했다. 중간재는 석탄·석유제품 가격 하락과 1차 금속제품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0.3% 상승했다.

무역지표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달러 기준 5월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와 1차 금속제품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7% 상승했다. 수출금액지수는 56.8% 뛰었다. 수입물량지수와 수입금액지수는 각각 5.2%, 21.3% 상승했다.

교역조건도 개선됐다. 5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가격 상승폭이 수입가격 상승폭을 웃돌면서 전년 동월 대비 18.7% 상승했다. 수출물량 증가까지 반영한 소득교역조건지수 역시 36.1% 올라 개선세를 나타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공급 증가 속도가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면서 당분간 반도체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국제유가와 환율 흐름이 향후 수입물가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