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청 전경/사진=시대 DB
전남광주행정통합이 광주로의 기울어진 운동장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전남에서는 '이럴 거라면 왜 통합했냐'는 회의론까지 불거지는 등 공직사회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특히 광주의 열악한 재정을 왜 전남에서 메꿔줘야 하냐는 볼멘소리가 공직사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2025년 결산 기준 통합특별시 채무가 총 3조6514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이 1조4261억원, 광주가 2조2253억원이다. 광주의 채무 비율은 25.61%로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위기관리제도의 '주의단체' 기준선을 넘는 수준이며 전국 최고 수준의 채무 부담을 안고 있다.


이와 관련 전남의 한 고위공직자는 "전남예산은 완전한 통합이 되기 전까지라도 전남에서 쓰고 광주예산은 광주에서 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좋지 않냐"면서 "전남예산으로 광주 먹여 살려야 하고 광주 빚도 갚아줘야 한다니 허탈한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24일 동행미디어시대 취재에 따르면 최근 전남도의 한 공직자가 전남도공무원 노동조합 게시판에 올린 글이 직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최근 논의되는 '순천 주청사, 광주 행정 유지'라는 구상은 통합의 본질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게 한다"고 했다.


이 공직자는 "광주시 공무원의 근무지 보장이라는 대원칙 아래 핵심 기능을 광주에 묶어두는 것은 결과적으로 이 모든 요직을 광주시 공무원들이 독점하는 폐쇄적 구조를 고착화하는 것"이라며 "단순하게 생각해도 불균형이 혼란을 초래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꼬집었다.

전남도 공무원들의 상실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광주의 더 많은 부채를 떠안고 인사 불안이라는 현실적 부담까지 감수하며 통합의 대의에 동참하려는 것은 이것이 우리 지역의 명운을 바꿀 황금 같은 기회라는 믿음 때문"이라며 "핵심 권한이 광주시 공무원들로만 채워지는 구조 아래에서는 모든 희망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공무원은 '핵심기능 독점'은 정부의 국정과제의 성공적인 완수에 대한 역행이라고도 날을 세웠다.

그는 "광주 공무원이 핵심 기능을 독점하는 편중된 배분으로 인해 통합이 내부 파열음을 낸다면 모처럼의 성장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는 결과"라며 "타 광역시도들이 이 선례를 본다면 '통합해봤자 전남도청 공무원들처럼 된다'는 극렬한 저항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불균형의 악순환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했다.

그는 "이제라도 형식적인 껍데기를 벗어던져야 한다"며 "청사의 주소지가 어디인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행정의 뇌부(腦部)인 기획, 인사, 예산, 감사, 홍보의 기능을 전남권으로 가져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물론 광주 일각의 반발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는 반도체 기업 유치, 2차 공공기관 이전, 군공항 이전 등 향후 추진될 광주권 핵심 사업들로 충분히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는 "굳이 누구를 옮기라고 지시하지 않아도 조직의 중심부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싶은 이들은 스스로 전남의 요직을 찾아 모여들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 과정에서 광주의 노하우와 전남의 현장감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통합은 어느 한 지역이 승자가 되고 다른 한쪽이 패자가 되는 제로섬 게임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우리가 꿈꾸는 통합은 광주의 확장도 전남의 희생도 아닌 두 지역이 완전히 녹아들어 그 이상의 미래를 창조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