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풀2지구 개발을 둘러싸고 우면동성당과 송동·식유촌마을 주민들은 전면 철거 방식 대신 기존 공동체와 생태 환경을 보존하는 방식의 사업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서리풀2지구 내 우면동성당 앞에 설치된 망루에서 주민들이 마을 존치를 요구하는 모습. /사진=시대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리풀2지구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우면동성당과 송동·식유촌마을 주민들은 철거 대신 기존 공동체와 생태 환경을 보존하는 방식의 사업 추진을 요구하며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서리풀2지구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우면동성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공주택 공급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역사적 가치와 주민들의 삶을 함께 고려하는 개발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리풀 공공주택지구는 서초구 원지동·신원동 일원의 1지구(1만8000가구)와 우면동 일원의 2지구(2000가구)를 연계해 총 2만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일 서리풀2지구를 지정하고 인허가 절차를 단축해 조기 착공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 서초구 서리풀2지구 내 송동마을 전경. /사진=시대
하지만 사업 대상지에 포함된 우면동성당과 송동·식유촌마을 주민들은 생활 터전이 사라질 수 있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성당과 마을을 유지하는 존치형 개발이나 지구 경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공급 목표와 보전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해영 송동마을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서울대 교수)은 "서리풀2지구는 우면산과 송동마을, 우면천으로 이어지는 생태축"이라며 "전략환경영향평가 조사 결과 지구 내부와 반경 200m에서 참매·새매·소쩍새·맹꽁이·새박·수달·솔부엉이 등 법정보호종 7종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50년 넘게 개발 제한을 통해 환경 보전이라는 공익 목적을 유지해 온 지역이므로 개발 대상으로 전환하는 데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환경 가치와 주민들의 삶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사업 계획을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거 아닌 존치형 개발해야"
서리풀2지구 내 단종의 장인·장모 묘역 추정 장소. /사진=시대
문화재 훼손 가능성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성 부위원장은 "서리풀2지구는 개발 전 매장유산 조사가 필요한 지역"이라며 "단종의 장인·장모 묘역으로 추정되는 장소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밀 발굴조사로 이어질 경우 사업 기간과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고 출토 유물이나 유적 상태에 따라 원형 보존이 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당 측도 공동체와 자연환경을 고려한 상생 방안을 요구했다. 백운철 우면동성당 주임신부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보상이 아니라 보존"이라며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이라는 방향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달 중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개발 계획이 헌법상 종교의 자유와 재산권, 주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주민 반발이 커 충분한 대화가 이뤄지지 못한 면이 있다"며 "주민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 가능한 사항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