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100달러 지폐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이자이익이 안정적으로 실적을 떠받치는 가운데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비이자이익도 확대되며 실적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하반기 금융지주 실적과 자본관리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총 5조5661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 전망치는 10조89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수준이다. 전망치가 현실화할 경우 4대 금융지주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쓰게 된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 전망치가 3조634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KB금융은 1분기 1조89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11.5% 성장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견조한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KB금융의 올해 연간 순이익이 6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순이익 전망치는 3조1717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2조4596억원, 1조5269억원으로 예상됐다. 대출자산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순이자마진(NIM) 방어와 수수료·유가증권 등 비이자 부문 개선이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의 호실적 기대는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개선세가 맞물린 결과다. 시장금리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은행권 순이자마진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은행 이자이익이 실적의 하단을 받치는 가운데 증시 호황과 투자심리 개선으로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실적 기여도도 커지는 흐름이다.

이미 지난 1분기에도 이 같은 흐름은 금융지주 실적에 반영됐다. KB금융은 증권과 자산운용 부문을 중심으로 순수수료이익이 크게 늘며 그룹 실적을 끌어올렸고, 비은행 부문 이익 비중도 43%까지 높아졌다. 신한금융 역시 1분기 비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했다. 수수료이익과 유가증권 관련 이익, 보험이익 등이 고르게 개선된 영향이다.


변수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이 장기간 1500원선을 웃돌면서 금융지주의 외화 관련 손익과 자본비율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5원 오른 1536.5원에 개장했다. 환율이 단기 등락을 넘어 분기 평균 기준으로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4월1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평균 1500.1원으로 집계됐다.

고환율은 외화자산과 외화부채 평가, 해외법인 손익 환산, 외화 조달비용, 위험가중자산 산정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금융지주 실적과 자본비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외사업 비중을 꾸준히 늘려온 금융지주일수록 환율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환율 상승은 보통주자본비율(CET1) 관리에도 부담 요인이다. 원화 약세로 외화표시 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커지면 위험가중자산(RWA)이 늘고, 이는 자본비율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금융지주들이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자본비율 관리 부담은 하반기 배당 여력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 1분기에도 환율 상승 부담은 금융지주 자본비율 지표에서 확인됐다. KB금융은 1분기 말 CET1 비율이 13.63%로 전분기 대비 19bp(0.19%포인트) 하락했다. KB금융은 분기 중 원/달러 환율이 약 80원 상승한 점이 자본비율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룹 RWA는 전년 말보다 약 9조원 증가했는데, 환율 상승 영향을 제외하면 증가폭은 약 4조원 수준이었다.

신한금융도 1분기 말 CET1 비율이 13.19%로 전년 말보다 16bp(0.16%포인트) 하락했다. 신한금융은 RWA 증가 배경으로 규제 변화와 환율 상승, 생산적 금융 성장 등을 꼽았다. 상반기 실적 자체는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 하반기 수익성과 자본관리 부담이 함께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반기 금융지주 실적은 대체로 시장 기대에 부합할 가능성이 크지만,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면 하반기 수익성과 자본관리 부담이 함께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