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코스닥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다음 30년을 위한 핵심 과제로 '시장 신뢰 회복'과 '구조 개편'을 선언했다.
핵심 과제 수행을 위해 '코스닥 30년 발자취와 나아갈 길'을 주제로 최지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의 발표가 진행됐다. 최 상무는 코스닥시장이 1996년 개설 당시 시가총액 7조원 규모로 출발해 올해 1월 사상 처음으로 600조원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개설 초기 22억원 수준에서 올해 14조1100억원으로 늘었다.
상장기업 수도 크게 증가했다. 코스닥시장은 1996년 7월 341개사로 출발해 2007년 1000개사를 넘어섰고 2025년말 기준 1827개사가 상장돼 있다.
산업 구조도 첨단산업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 제조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AI(인공지능), 바이오, 반도체, 방위산업·우주항공 등으로 업종이 다변화됐다는 설명이다. 첨단산업 기업이 신규 상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34%, 2024년 36%에 이어 2025년에는 50%에 육박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참여도 확대됐다. 최 상무는 "코스닥 시장은 기술 중심 시장으로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성장하면서 기관과 외국인의 거래 규모가 꾸준히 확대됐다"며 "2020년 11.6%에 불과했던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 거래 비중은 2026년 5월 30.2%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은 모험자본 공급 측면에서도 역할을 확대했다는 평가다. 시장 개설 이후 IPO(기업공개)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43조2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은 45조9000억원으로 총 89조원 규모 자금이 코스닥시장을 통해 유입됐다.
다만 코스닥이 완성형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장 신뢰와 저평가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최 상무는 "좀비기업의 퇴출이 지연되면서 부실기업이 시장에 장기간 상존해 왔고 이 기업들이 불공정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반복됐다"며 "그 결과 코스닥은 믿고 투자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인식과 마주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거래소는 신뢰 회복을 위해 퇴출 제도 강화를 추진한다. 1000원 미만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규정을 신설하고 시가총액과 매출액 등 퇴출 요건을 단계적으로 상향한다. 실질심사 절차는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한편 불성실공시에 대한 누적 벌점 기준도 강화한다.
상장폐지 결정 기업 수는 2021년 8개사에서 2025년 38개사로 늘었고 올해에는 88개사 수준에 이를 것으로 거래소는 예상했다. 최 상무는 "목표는 퇴출 자체에 있지 않다"며 "본질은 시장 전체의 신뢰를 회복하고 상장기업의 책임감과 시장 건전성을 높이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 정보 접근성도 강화한다. 거래소는 특례상장기업에 대한 관리종목 지정 면제 특례를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등과 연계해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유도하고 생성형 AI 기반 분석보고서와 협업 리포트 확대 등을 통해 정보 비대칭을 완화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코스닥 시장 내 세그먼트 체계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우량 대표기업을 모은 가칭 '코스닥 셀렉트 세그먼트'를 신설해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기업이 코스닥 안에서 명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대로 위험기업은 별도 관리군을 통해 집중 관리해 투자자 피해와 시장 이미지 훼손을 줄일 계획이다.
혁신기업 상장 심사 체계도 고도화한다. 거래소는 AI, 바이오, 콘텐츠, 디지털 등 이른바 ABCD 첨단 혁신산업에 대한 질적 심사 기준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첨단로봇과 사이버보안 등 더 많은 혁신산업에 대해서도 심사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날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코스닥 시장의 체질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한계기업의 조속한 퇴출을 통해 코스닥 시장의 신뢰를 제고하겠다"며 "맞춤형 기술특례상장을 확대해 AI, 방산 등 혁신기업들이 적기에 상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도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코스닥이 국민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자 혁신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성장주 투자의 종착지이자 세계 최고의 기술주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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