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년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대통령 공약인 사관학교 통합을 본격 추진하면서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전군에 보낸 지휘서신에서 "합동성 체질화를 위해 통합 교육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데 이어 1일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도 사관학교의 근본적 개혁과 합동성 체질화를 거듭 주문했다. 특히 지휘서신에선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며 "기득권과 선입견의 저항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관학교 통합의 가장 큰 명분은 합동성 강화다. 현대전과 미래전이 초연결·복합전 양상을 띠면서 육·해·공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영역이 서로 교차할 것이라는 전망이 합동성 강화의 군사적 배경이다. 이를 위해 국방부는 '국군사관학교'를 세워 사관생도를 통합 선발한 뒤 1·2학년 때는 공통 교육을 받고, 육·해·공군을 선택한 뒤인 3·4학년 때는 군별 전문 교육과 훈련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이달 중 사관학교 통합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공청회를 거쳐 국군사관학교 설치를 위한 법령 정비에도 나설 방침이라고 한다.

합동성 강화의 필요성 자체를 부인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통합 추진 과정의 개방성과 투명성, 그리고 속도다. 장교 양성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중대한 개혁인 만큼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와 치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통합 중단 요구는 20만 명에 가까운 동의를 얻었다. 군별 전문성과 특성화 약화, 오랜 전통과 정체성 희석, 소속감 저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합동성 교육은 합동참모대학 등 상위 교육과정에서 강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안보 환경이 우리와 비슷한 나라 가운데 통합사관학교를 운영하는 곳은 일본과 독일 정도라는 지적도 있다. 이스라엘 역시 통합사관학교 없이 군별 장교 양성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안 장관이 통합에 회의적인 시각을 '기득권과 선입견의 저항'으로 규정한 것은 적절치 않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을 기득권의 저항으로 치부한다면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 현재 고교 2학년이 입학하는 2028학년도부터 통합 선발을 추진하는 일정도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지적을 부를 수 있다. 장교들은 드론·인공지능(AI)·합동 전 영역 지휘통제(J ADC2)·스타링크 등 첨단기술의 미래 국방을 맡을 주역이다. 이들을 길러낼 사관학교 체제를 바꾸는 일인 만큼 보다 열린 자세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신중하고 치밀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