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설 6기 팹 중 1호 팹 가동 시점을 오는 2029년으로 정했다. 당초 예상됐던 2030~2031년보다 가동 시기를 1~2년 앞당겼다. 6기 팹 중 마지막 팹 완공 시점 역시 기존보다 7년 앞당겨진 2040년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평택캠퍼스 생산 능력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평택 P4(4공장)는 연내 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P5(5공장)도 올 하반기 Ph1(페이즈1) 본공사에 착수하며 HBM4용 D램 라인으로 조성된다. 여기에 충남 온양과 천안에는 56조원을 투자해 최첨단 HBM 팹을 구축하는 등 메모리 경쟁력 전반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나스닥 ADR(주식예탁증서) 상장을 통해 확보한 265억달러(약 40조원)를 바탕으로 국내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과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구축, 극자외선(EUV) 스캐너를 비롯한 첨단 장비 도입 등 반도체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데 투자 재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미국 내 메모리 생산공장 건설도 고려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 직후 진행한 미국 CNBC 인터뷰에서 "미국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시설 외에도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전력·용수·인력·공급망 등 여건이 갖춰지는 경우 메모리 생산공장 건설도 가능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달러(약 5조60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패키징 생산 기지를 구축 중이다.
두 회사 모두 생산력을 키워 차세대 메모리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AI 산업 발달로 반도체 시장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메모리를 적기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핵심 요소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30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1조5000억달러(약 2250조원) 수준까지 성장하고, AI 관련 칩이 전체 시장의 약 5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쟁사들의 연이은 공세도 생산능력 확대를 촉발했다는 진단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9일(현지시각) 오는 2035년까지 미국 내 반도체 제조공장과 기술 투자 규모를 2500억달러(약 375조원)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중국 창신메모리(CXMT)는 295억위안(약 6조5000억원)을 조달해 생산라인 기술 업그레이드, 차세대 D램 선행기술 연구개발 등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AI 에이전트·피지컬 AI·첨단 로봇 등 신기술 분야에는 엄청난 양의 메모리칩이 요구돼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향후 5년 내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음에도 핵심 고객들은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고 메모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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