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5월19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리는 사후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가 국회에서 임금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초기업노조는 10일 성명을 내고 "임금 지급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시도에 대해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은 지난 8일 근로자의 동의를 전제로 임금의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가 있는 경우 임금 일부를 공제하거나 지역사랑상품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초기업노조는 "현행 근로기준법은 임금을 통화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가치가 불분명한 상품권 등으로 임금을 대신 지급하면 근로자의 생계를 오히려 위협하는 폐단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사랑상품권은 사용 지역과 가맹점, 유효기한의 제한이 있어 통화와 동일하게 취급될 수 없다"며 "사용자와 근로자 관계에서 동의는 자유로운 의사가 아닐 가능성이 높고 사실상 강제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초기업노조는 "과거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재임 중 공무원 임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자는 제안에 '임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그렇기에 집권 여당에서 이를 입법화하려는 시도는 더욱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경제 활성화는 분명 필요하나 약자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안 된다"며 "지역사랑상품권이 통화와 다를 바 없다고 확신한다면 이 실험적인 시도를 근로자의 임금에 적용할 것이 아니라 발의에 이름을 올린 국회의원들의 세비에 적용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임금을 어떻게 받을지 결정할 권리는 근로자에게 있고 이는 입법으로 강제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국회가 이번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고 근로자에게 피해가 없는 방식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