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지산뜰 일원 생산녹지지역의 국유농지(왼쪽)와 농림축산식품부 소유 국유 도로부지(오른쪽)가 모두 개인업체의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관리기관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사이 국유재산이 장기간 목적 외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박영우 기자

구미시 지산동 일원의 국가 소유 농지와 도로부지가 오랜 기간 동안 불법 전용돼 개인업체의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국유재산 관리 부실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국유지를 관리할 책임이 있는 관계기관들은 불법 전용에 대한 아무런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서로 책임전가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15일 <동행미디어 시대> 취재를 종합하면 구미시 지산동 생산녹지지역에는 국가 소유 농지가 콘크리트로 포장된 뒤 개인업체의 주차장으로 장기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부지는 생산녹지지역 내 농지로 본래 농업 생산 목적에 맞게 관리돼야 하지만 사실상 일반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논란은 관리 책임을 둘러싼 기관들의 대응이다. 국유농지를 관리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해당 국유농지는 개인에게 유상 임대한 상태"라고 설명하면서도 생산녹지지역 농지가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것이 농지법 위반인지, 어떤 행정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동행미디어 시대>가 캠코에 생산녹지지역 농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행위의 위법 여부와 향후 조치 계획을 질의하자 캠코는 "구미시가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반면 구미시는 해당 국유농지의 관리 책임은 캠코에 있다는 입장을 보이며 관리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현행 농지법은 농지를 농업경영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으며 국유재산법 역시 국가 소유 토지를 목적 외로 사용하거나 무단 점용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그럼에도 관리기관 간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해당 농지는 콘크리트 포장 상태로 장기간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국유농지뿐만이 아니다. 같은 지역 농림축산식품부 소유 도로부지 역시 개인업체의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역시 관리 책임을 둘러싸고 기관 간 책임 떠넘기기가 반복되고 있다.

구미시는 해당 도로부지 관리 책임이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한국농어촌공사에 있다고 밝혔다. <동행미디어 시대>는 농어촌공사 구미지사에 관리 실태와 향후 조치 계획 등을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결국 국유농지와 국유 도로부지 모두 관리기관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사이 불법 사용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구미시의 생산녹지 관리 부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산동 일대는 불법 건축물과 폐기물이 수년째 방치돼 있다 <6월25일 '구미시 생산녹지 불법 건축물 수년째 방치' 참조>. 언론 보도가 나간 이후에도 농사용 창고를 사업장으로 사용하는 불법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

지산뜰 일원의 농사용 창고(1층)로 허가된 건축물이 사업장으로 사용되고 불법 설치된 컨테이너도 사업장 용도로 이용되고 있는 모습. /사진=박영우 기자

국유재산은 국민 전체의 재산인 만큼 목적 외 사용이 확인될 경우 관리기관은 원상복구 명령과 변상금 부과, 불법 점유 해소 등 필요한 행정조치를 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관리기관 간 책임 공방이 반복되면서 정작 불법 사용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는 이뤄지지 않는 행정 공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 전문가들은 "국유농지와 국유 도로부지는 관리기관이 다르더라도 목적 외 사용이 확인되면 각 기관이 신속하게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관리 책임을 서로 미루는 사이 불법 사용이 장기화된다면 국유재산 관리체계 자체가 무력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도 "국민의 재산인 국유지를 개인업체가 장기간 주차장처럼 사용하는데도 어느 기관도 책임지지 않고 핑퐁게임만 펼치고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몰랐다면 관리 부실이고 알고도 방치했다면 더 큰 문제인 만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즉각 원상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