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2주년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의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조사 성과와 향후 계획을 20일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2024년7월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현재까지 총 40여건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 이 가운데 혐의가 확인된 30여건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통보했다.
고발·통보 사건은 시세조종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일부 부정거래 사건도 확인됐다. 가상자산시장의 특성을 악용한 '경주마', '가두리' 방식의 초단기 시세조종을 비롯해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키 대여를 통한 단기 시세조종, 발행재단과 연계하거나 대규모 자금을 동원한 '대형고래'의 해외거래소 연계 시세조종 등이 적발됐다.
경주마는 가격상승률이 초기화되는 특정 시간대에 주문을 집중해 가격상승률 상위 종목으로 만든 뒤 다른 투자자의 매수세를 유인하는 수법이다. 가두리는 특정 거래소에서 가상자산 입출고가 일시적으로 중단된 상황을 이용해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후 보유 물량을 처분하는 방식이다.
부정거래 사례로는 가상자산 발행 관계자가 밈코인을 미리 매수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허위정보를 게시해 투자자를 유인하고 보유 물량을 전량 매도한 사건이 확인됐다. 코인거래소 내 테더(USDT)·비트코인(BTC) 마켓 간 가격 연동 구조를 이용한 사건도 적발됐다.
고발·통보 사건의 혐의자는 총 25명으로 집계됐다. 초단기 시세조종이 여러 가상자산을 동시에 대상으로 이뤄지는 특성에 따라 사건당 혐의 종목은 평균 8개 수준이었다.
사건당 평균 부당이득은 14억원으로 나타났다. 부당이득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인 사건은 8건, 50억원 이상인 사건은 1건이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르면 부당이득이 5억원 미만이면 1년 이상,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 50억원 이상이면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부당이득 환수를 위해 부정거래 1건과 시세조종 1건 등 총 2건에 과징금도 부과했다. 과징금 규모는 각 사건에서 발생한 부당이득의 125~165% 수준으로 책정됐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수법이 지능화되는 데 대응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시장감시와 조사 체계를 강화했다. 실시간 시장 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하고 시세조종 주문을 초 단위로 분석하는 기능과 혐의자·혐의구간 자동 적출 기능 등을 구축했다.
가상자산거래소도 이상거래 적출 기준을 마련하고 의심 거래가 확인되면 금융·수사당국에 통보하는 상시감시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불공정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주문에 대해 투자자에게 경고하고 같은 거래가 반복되면 주문을 제한하는 예방 조치도 시행 중이다.
향후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시장에도 자본시장에 준하는 불공정거래 대응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불법이익 은닉을 막기 위한 가상자산 계정·은행계좌 지급정지 제도와 불공정거래 신고·포상금 제도를 디지털자산법 2단계 입법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금융당국은 "갈수록 지능화·대형화·복잡화되는 가상자산 불공정거래에 대응해 모든 위법행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히 조치하겠다"며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를 확립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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