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교부금 제도는 초중고 교육을 담당하는 일선 교육청에 예산을 나눠주고, 이를 교육감이 집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문제는 학령 인구가 100만명이던 1972년 도입된 제도라는 점이다. 당시엔 초중고 학교 시설과 교사가 많이 필요했고, 내국세를 걷어 일정 비율의 막대한 예산을 자동으로 지원하는 제도의 효과가 컸다. 하지만 지금은 학령 인구가 25만명으로 줄었다. 게다가 초중고 외에 첨단 인재 배출, 평생 교육 같은 새로운 예산 용처가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교부금은 경제성장에 따라 매년 크게 증가하면서 운영의 방만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교육감이 마치 쌈짓돈처럼 쓴다는 것이다. 교육감 선거 때마다 현금성 지원금 공약이 난무했고, 적립금으로 쌓아두는 금액도 상당했다. 그때마다 개편 여론이 일었지만 교육계 표심을 고려한 정치권과 정부의 소극적 움직임으로 흐지부지됐다. 최근 교부금 논란이 다시 점화한 것은 반도체 호황 때문이다. 수출 증가로 세금이 늘면서 교부금이 역대 최대인 8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급증한 교부금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자는 것이 기획처 입장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현행 분배율의 고수를 주장하고 있다.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등을 감안할 때 줄이기 어렵다는 논리다.
교부금 논쟁이 힘겨루기로 흘러선 안 된다. 우선 순위로 고려할 것은 국민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학생 수는 주는데 교부금은 갈수록 증가하는 구조라면 합리적인 조정안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교육계 반발이 거세지면서 내년도 예산 편성 시한인 8월 말까지 교부금 개편안 마련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런 사안일수록 청와대의 적극적인 조정 역량이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말 국무회의에서 기획처와 교육부의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하지만 교육계 반발은 토론 이후 더욱 강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전국 교육감들이 긴급 회의를 열어 개편에 반대했고, 전국 176개 교육지원청 교육장들이 모여 내국세 연동률의 유지를 주장했다. 청와대가 적극 나서 입장 차이를 정리하고 교육계를 설득할 필요가 있다. 교육 재정은 어느 한쪽의 전유물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국가 자산이다. 학생 수와 교육 수요의 변화에 맞춰 재설계를 끌어내는 것이 정부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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