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북 경산시 사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 폭발 화재 사건을 수사하는 경북 경찰청 직원들이 피의자 A(70대)씨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경산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 사건에 대한 피의자 조사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 가족들은 수억원에 달하는 치료비 부담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 혐의를 받는 피의자 류 모(71) 씨는 전신 화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의식은 회복했지만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여서 대면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피의자의 건강 상태가 조사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회복되는 시점에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본격적인 대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경찰은 피해자와 경비원, 입주민, 관리사무소 직원 등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며 사건 당시 상황과 피의자의 범행 전후 행적을 확인하고 있다. 아울러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과 압수물 분석, 주변 차량 블랙박스 영상 확보 등을 통해 범행 직전 동선과 인화성 물질의 확보 경위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특히 사건 발생 전날 아파트 폐쇄회로(CC)TV 13대가 꺼져 있었다는 주민 진술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경찰은 관리사무소 모니터 화면만 꺼졌는지, 저장장치까지 정상 작동이 중단됐는지 여부를 포렌식 분석을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영상 복구 가능성과 피의자의 연관성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또 경찰은 관리비 공개와 운영 절차 등을 둘러싼 장기간의 주민 갈등이 범행 동기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주민 요청에 따른 감사에서 관리비 공개액 불일치와 폐지 판매 수익 미공개 등 일부 관리상 미비점이 확인됐으나 현재까지 감사 결과와 범행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사망한 50대 여성에 대한 부검은 28일 실시될 예정이며 이 여성은 사건 전날 관리사무소 CCTV 화면 대부분이 꺼진 사실을 확인한 뒤 다음 날 관리사무소를 방문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피해자 가족들의 치료비 부담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신 95%에 3도 화상을 입고 화상 전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50대 여성 피해자의 경우 피부 배양 이식이 사실상 유일한 치료 방법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가족은 피부 배양 치료에만 최소 100장이 필요하며 장당 330만~350만원가량의 비용이 발생해 치료비만 약 3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 가족은 향후 반복적인 수술과 장기간의 재활치료까지 고려하면 일반 가정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실질적인 지원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재 관리사무소가 가입한 화재보험의 보상 범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강력범죄 피해자 지원제도와 경산시 시민안전보험도 지원 한도가 제한적이어서 수억원에 달하는 화상 치료비를 충당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건은 지난 23일 오전 8시29분 쯤 경산시 사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발생했다. 피의자 류씨는 관리사무소에 불을 질러 50대 여성 입주민 1명이 숨지고 자신을 포함한 7명이 중경상을 입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의 치료 경과에 맞춰 대면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범행 동기와 경위를 규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