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 페리가 자신의 히트곡 '파이어워크(Firework)'를 미군 군사 공격 영상의 배경음악으로 무단 사용한 백악관을 향해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사진은 2026 북중미 월드컵 경기 전 개막식에서 가수 케이티 페리가 공연을 펼치는 모습이다. /로이터=뉴스1
미국 가수 케이티 페리가 자신의 히트곡 '파이어워크'(Firework)를 미군 군사 공격 영상의 배경음악으로 무단 사용한 백악관을 향해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각) 페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군사 공격 영상의 배경음악으로 '파이어워크'를 사용한 것을 보고 깊이 분노했다"며 "나는 이를 승인하지 않았고 요청받지 않았다.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이 노래는 가장 어두운 순간을 겪는 이들을 위한 희망과 치유의 찬가"라며 "내 음악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것이지 전쟁을 찬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백악관은 공식 틱톡 계정에 이란 공습 장면과 함께 "이란은 경고를 받았다"라는 문구를 담은 영상을 올렸다. 폭탄이 터지는 장면에 맞춰 '파이어워크'의 가사 "붐, 붐, 붐"을 배치한 연출이 문제가 됐다. 논란이 된 영상은 페리의 강한 항의와 언론 보도 이후 삭제됐다.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졌거나 폭력적인 장면을 담은 영상에 음악이 무단 사용되는 상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백악관이 젊은 층에 영향력이 큰 Z세대 팝스타들의 음악을 민감한 영상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지난달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이 이민자들을 구금하는 영상에 배경음악으로 자신의 음악 '바이'(Bye)를 사용하자 거세게 항의했다. 그란데는 해당 게시물에 "내 음악을 이런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일에 절대로 쓰지 마라"는 경고 댓글을 남겼다. 사브리나 카펜터, 올리비아 로드리고, SZA 등도 백악관 영상에 자신들의 음악이 사용된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가수 SZA와 그의 소속사 측은 "아티스트를 일부러 자극하고 반응을 유도해서 자신들의 정치적 아젠다를 확산시키려는 일"이라며 백악관의 의도를 지적했다. 실제로 백악관은 유명 팝송을 사용한 영상을 업로드한 뒤 가수와 대중의 항의가 들어오면 영상을 삭제하고 언론 성명을 내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 12일 "헌법 어디에도 우리가 밈(Meme)'을 게시할 수 없다고 쓰여 있지 않다"는 문구를 게시했다. /사진=백악관 엑스(X·옛 트위터) 캡처
백악관은 지난 12일 "헌법 어디에도 우리가 '밈'을 게시할 수 없다고 쓰여 있지 않다"는 문구를 게시했다. 정치적 메시지에 소비되지 않는 대중음악계와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백악관의 줄다리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저작권 연구자인 에릭 드로트 교수는 음악 전문매체와의 인터뷰에서 "X나 틱톡에는 유튜브처럼 자동 저작권 필터가 없어 이런 무단 사용이 반복되는 것"이라며 "정부 기관이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음악을 무단 사용하는 반면 아티스트 측이 실제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중지 요청 서한 정도에 그쳐 재발 방지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