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준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 북구갑)이 축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홍명보 감독 지도자 자격증 보유 현황' 자료에 따르면 홍 감독은 2005년 독일월드컵(2006년) 아드보카트 감독 보좌 코치 발탁 직전 중·고등학교 팀을 지도할 수 있는 2급 지도자 자격을 취득했다. 원칙대로라면 2급(B급) 자격은 3급을 취득한 뒤 2년이 지나야 응시가 가능하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국가대표 A매치 20경기 이상 또는 K리그 100경기 이상 출전자'에 한해 3급 없이 곧바로 2급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 조항을 신설했다. 홍 전 감독은 국가대표 출전 경력을 근거로 3급을 면제받고 2급을 취득했으며 취득 3주 만에 국가대표 코칭스태프에 합류했다.
정 의원은 "비슷한 시기 동일한 조건으로 2급을 취득한 20여명을 제외하면 예외 규정의 혜택을 본 사람은 거의 없다"며 "홍 전 감독이 이 특혜를 발판으로 지도자 경력을 쌓은 뒤 축구협회가 해당 특례를 폐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다른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축구협회가 홍 전 감독을 코치로 만들기 위해 규정상 근거도 없는 '보조지도자' 직책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당시 2급 자격 보유자는 규정상 중·고등학교 팀만 지도할 수 있었고 홍 전 감독은 대표팀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1급 자격은 없는 상태였다. 축구협회는 홍 전 감독이 지휘권을 갖지 않는 '보조지도자'이므로 1급이 없어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보좌 코치로 선임했다.
정 의원이 축구협회에 2006년 대표팀 코칭스태프 자격 요건과 보조지도자 예외 규정 유무를 확인한 결과 협회는 '보조지도자'라는 직책의 정의나 규정상 근거는 존재하지 않으며 홍 전 감독은 선수 간 소통을 담당하는 제한적인 역할을 수행해 편의상 그렇게 불렀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정 의원은 "자격 미달이던 홍 전 감독의 코치 데뷔를 위해 직책 명칭 자체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2024년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특혜가 반복됐다고 전했다. 당시 함께 후보에 오른 외국인 감독들은 정식 면접 절차를 거쳤고 10~15장 내외의 PPT 발표를 통해 전략 등을 평가받았다. 반면 홍 전 감독은 집 앞 카페에서 영업 종료 시간 이후 '면담' 형식으로 절차를 진행했다는 게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협회는 감독 연봉 관련 자료 제출도 거부하고 있어 울산 HD 시절 10억 원대였던 연봉이 국가대표 감독으로 오면서 어떻게 2배 이상 책정됐는지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무제한으로 쏟아진 특혜가 함량 미달 지도자를 배출하고 성적 부진으로 이어져 오늘날 한국 축구의 후퇴를 초래한 만큼 특정인 한 사람을 위해 규정과 절차를 우회해 온 협회의 구조적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