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록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3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바이오디젤 및 바이오중유 입찰 담합 사건 심의 절차 개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정부가 의무 구매제도를 통해 판을 깔아준 바이오연료 시장에서 7개 업체가 11년 넘게 입찰 담합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지난 29일 디에스단석, 애경케미칼, 에스케이에코프라임, 에스케이케미칼, 이맥솔루션, 제이씨케미칼, 케이지에코솔루션 등 7개사의 담합사건에 대한 사건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했다.

바이오디젤은 자동차용 경유에 일정 비율 섞어야 하는 신재생연료다. 정부는 2012년 바이오디젤 혼합의무를 도입했고 2015년 7월에는 신재생연료 의무혼합제도(RFS)를 시행했다. 정유사들은 법적 의무가 있는 혼합비율을 채우기 위해 매년 입찰을 통해 바이오디젤을 사들인다. 마찬가지로 정부는 발전사에 일정 비율 이상 조달을 의무화했다.


이 시장의 특징은 공급자가 소수 업체로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에 이름을 올린 7개사의 점유율은 바이오디젤 시장에서 약 80%, 바이오중유 시장에서는 사실상 전량에 달한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두 연료 모두 민간이 자율적으로 사고파는 상품이 아니라 정부 제도가 수요를 만들어낸 시장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짬짜미가 용이한 구조다.

공정위는 사건 조사를 통해 이들 7개사가 낙찰 예정 업체를 미리 정하고 나머지는 들러리로 참여시켜 물량을 나눠 가진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 같은 행위가 이뤄진 기간은 2013년 12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무려 11년 3개월에 달한다. 담합의 영향을 받은 입찰 규모는 바이오디젤 7조7600억원, 바이오중유 1조9500억원 등 총 9조7000억원이다. 더욱이 정유사와 발전사가 이렇게 오른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심사관의 판단이다.

심사관은 이 같은 담합행위가 공정거래법상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법인 및 전·현직 임직원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현행 기준상 입찰담합 과징금은 관련매출액의 최대 20%까지 부과할 수 있다. 9조7000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최대 1조9420억원이 가능하다. 들러리로만 참여한 업체의 매출까지 산정 기준에 포함될 경우 관련매출액과 과징금 부과액은 더 커질 수도 있다. 구체적인 부과율과 최종 액수는 향후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해진다.


공정위 관계자는 "피심인들의 방어권 보장 절차가 끝나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