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지난달 7억458만 원으로 사상 처음 7억 원을 돌파했다. 수천 가구 대단지에도 매물이 없어, 어쩌다 전세 매물이 나오면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전세의 공급자였던 다주택자를 집값상승을 초래하는 세력으로, 전세는 '사라져가는 제도'로 보는 현 정부가 전세난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KB부동산에 따르면 7월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는 105.9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6년 이후 최고였다. 서울의 평균 전세가는 지난해 6월에 비해 9.3% 올라 4.4%인 전국 평균의 2배가 넘었다. 송파구 24평형 아파트, 서대문구 30평형 아파트 전세가 11억5000만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고 한다. 다른 지역보다 서울 전세난이 유난히 심하고, 서울 안에서도 지역을 가리지 않고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전세난이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단지가 많아야 전세매물이 늘어나는데, 올해 서울의 아파트 입주 예상 물량은 과거 평균치의 80% 수준인 2만7000여 채다. 내년은 1만7000채로 이보다도 훨씬 적다. 기존 세입자 대다수가 계약갱신권을 사용해 눌러앉으면서 매물은 더 감소하고 있다.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데도 전세 수요자들이 반전세·월세로 갈아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정부는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를 통해 주택매물이 늘고, 그 집을 전·월세 세입자들이 사면 임대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의도한 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신혼부부, 1인 가구의 전세수요는 계속 늘고, 주택담보대출이 축소돼 집을 사는 것도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단 연립·다세대 주택을 사면 '유주택자'가 돼 아파트 청약자격을 잃기 때문에 매입을 꺼리는 것도 전세난 심화의 원인 중 하나다.
정부는 택지확보 문제로 서울 아파트 공급 확대가 벽에 부딪치자, 대신 빌라·오피스텔 등 빨리 지을 수 있는 주택의 공급부터 늘리겠다고 한다. 이런 주택들이 전세난 완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려면 '전세 사기' 예방책 강화를 전제로, 민간 임대사업에 대한 정부의 부정적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빌라·오피스텔을 사더라도 나중에 아파트 청약 때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해 달라는 청년, 서민층 요구를 반영한 청약제도 개편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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