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연구실에 머물던 양자기술을 창업·투자 등 사업화로 연결하는 지원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열린 서울퀀텀캠퍼스 2기 데모데이에서 과기정통부의 정책방향 설명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서울시
서울시가 미래 국가전략기술인 양자기술을 연구실 밖으로 꺼내 창업과 투자, 현장 실증으로 연결하는 사업화 지원에 나선다. 정부가 원천기술 연구개발(R&D)과 인력 양성에 집중하는 가운데 서울시는 2029년을 양자기술 산업화 시점으로 보고 연구성과가 실제 시장으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서울시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6일 서울창업허브 공덕에서 '서울퀀텀캠퍼스(SQC) 양자기술 사업화 과정' 3기 개강식을 열고 예비창업자와 스타트업 종사자 30명이 제안한 21개 사업 아이템의 사업화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양자기술은 양자역학적 특성을 활용해 기존 기술로 풀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양자컴퓨터·양자암호통신·양자센서 등이 대표적이다. 암 조기진단과 신약·신소재 개발, 반도체 공정 및 결함 진단, 금융·물류 최적화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SQC는 대학과 연구기관이 보유한 양자기술을 제품·서비스로 발전시키고 창업·투자·연구개발(R&D)까지 연결하는 서울시의 양자기술 사업화 플랫폼이다. 2024년 출범 이후 1·2기를 통해 25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창업기업 4곳을 배출했다. 2기 참여기업 옵티큐랩스는 교육과정에서 발전시킨 고안정성 레이저 모듈 기술로 올해 초 특허를 출원하고 2억원의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서울시가 사업화에 방점을 찍은 것은 국내 양자산업이 우수한 연구 역량에도 불구하고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가 올해 3기부터 기술교육보다 사업모델 검증과 전문 컨설팅, 투자제안(IR)에 힘을 싣는 것도 이 같은 산업 현실을 고려한 조치다.

서울시 경제실 AI전략산업과 관계자는 [시대]와의 통화에서 "국가·연구원·대학에서 기술 연구는 활발하지만 이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은 부족하다"며 "연구실의 기술이 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모델을 검증하고 수요·공급기업을 연결하며 수요자 반응을 확인하는 데 교육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양자기술의 사업모델 검증부터 현장 실증·투자까지 지원하며 예비창업자들의 시장 진입을 돕는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퀀텀캠퍼스 2기 교육과정 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기술연구실 현장학습 모습. /사진=서울시
세계 양자기술 시장은 2025년 17조5232억원에서 2035년 84조511억원으로 연평균 17%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이 양자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대규모 연구개발과 기업 육성에 나선 가운데 한국 정부도 양자를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2035년까지 전문인력 1만명 양성, 양자기업 2000개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대규모 R&D와 전문인력 양성에 집중하는 가운데 시는 서울이 가진 산학연 집적지를 활용해 사업화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서울대·고려대·한양대 등 16개 대학이 양자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AI·바이오·핀테크 등 융합산업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서울시는 인재양성부터 R&D, 사업화, 기업 입주공간과 판로 지원까지 이어지는 '양자산업 전주기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내년 6월 개관을 목표로 조성 중인 홍릉R&D지원센터에는 기업 입주공간과 양자소자 패키징실 등을 마련하고 양재에는 2030년까지 기업 입주·공동연구·실증·글로벌 교류 기능을 갖춘 서울퀀텀허브를 조성한다.

다만 현재 SQC를 통해 달성할 구체적인 창업 기업 수나 매출, 투자 목표는 설정하지 않은 상태다. 양자산업이 초기 단계인 데다 기업별 기술 성숙도와 사업화 기간의 편차가 커 정량 목표를 제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향후 참여기업의 실증·고객 확보·후속 투자·매출 등 사업화 성과를 축적한 뒤 중장기 목표를 설정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양자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이고 실질적으로 양자산업을 통해 성과를 냈다는 사례가 많지 않다"며 "참여기업의 사업화 성과를 체계적으로 축적한 뒤 도전적인 중장기 목표를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서 산업화 시점으로 거론되는 2029년이 도래하기 전 사업화 기반을 잡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