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받는 연금 매달 8조원…"국민연금 자동조정장치 도입 논의해야"
'2026년 5월 고령층 부가조사'…55~79세 고령층 연금 수급자 897만명
연금 총수급액 월 7.9조원…국민연금 비중 절반 차지해 '지속성 경고등'
"자동조정장치 도입 등 추가 연금개혁 필요"…"보험료율 높여야" 주장도
유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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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의 월평균 연금 총수급액이 7조89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국민연금은 최근의 개혁에도 불구하고 재정 고갈 우려가 여전하다. 자동조정장치 도입 등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추가 개혁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55~79세 고령층 중 연금수급자는 896만9000명으로 전체의 52.7%를 차지했다.
고령층 연금수급자의 1인당 월평균 수급액은 88만원으로 집계됐다. 고령층 전체의 월평균 연금 총수급액이 약 7조8900억원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공무원·군인·사학연금 등 직역연금, 개인연금까지 모두 합산한 금액이다. 국민연금공단의 급여종류별·연령별 통계와 대조하면 55~79세 국민연금 급여 지급액은 전체 합산액의 절반가량(약 49.5%)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층 연금 수급액은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총수급액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1.2%씩 증가했다. 2017년 3조300억원이던 총수급액은 2020년 4조2100억원을 거쳐 ▲2022년 5조1300억원 ▲2023년 5조8200억원 ▲2024년 6조7000억원 ▲2025년 7조3200억원으로 뛰었다.
연금 수급액이 이처럼 급증하는 배경에는 가파른 고령화가 있다. 한국은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지난 2024년 말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 20% 이상)에 들어섰다. 2017년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 14% 이상) 진입 이후 7년 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일본이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넘어가는 데 12년이 걸린 것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빠른 속도다.
여기에 1955~1963년생 '베이비붐 세대' 720만명의 은퇴가 2020~2028년 사이 집중된 것도 수급액 급증에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재원이다. 지난해 여야 합의로 18년 만에 보험료율을 9%에서 13%까지 단계적으로 올리는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 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기금 소진 시점은 2056년에서 2065년으로 약 10년 늦춰지는 데 그쳤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기금 고갈이 늦춰지는 효과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안정성이 높아졌다고 보긴 어렵다. 지난 6월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7월 한 달 동안 33% 넘게 폭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적인 연금개혁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구체적으로는 증시 성과와 무관하게 재정을 관리할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거나 보험료율을 추가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자동조정장치는 기대여명이나 가입자 수 증감 등 인구·경제 지표에 연동해 연금액이나 보험료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제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국 중 24개국이 이미 이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개혁 논의 과정에서 도입을 검토했지만 여당 반대로 최종안에서는 빠졌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지난달 열린 연금연구회 세미나에서 "국회는 연금특위를 구성해 구조개혁을 하겠다던 국민과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구조개혁의 핵심은 자동조정장치 도입과 퇴직연금 강제화"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을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은 지난 6월 발표한 '사회후생을 고려한 국민연금 제도변화 분석' 보고서에서 보험료율을 2040년까지 15%로 2%포인트(p) 더 올리는 방안을 가장 이상적인 대안으로 꼽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윤병욱·김형수·오유진 연구원은 "세 가지 추가 개혁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이렇게 하는 것이 기금 소진 연장 효과가 5년 안팎에 그치지만 근로 의지를 꺾지 않고 오히려 경제적 효율성을 2% 끌어올리는 유일한 개선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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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