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GLP-1 계열 비만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비만·대사질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GLP-1 계열 비만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앞세워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국내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확보한 임상 데이터를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 4분기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정식 제품명을 '에페'로 확정하고 브랜드 로고와 디자인 작업까지 마무리하는 등 상용화를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식약처의 GIFT(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신속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기반으로 약효 지속시간을 늘린 GLP-1 계열 치료제다. GLP-1은 식후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이는 등의 작용을 하며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이를 활용해 비만과 대사질환 치료제로 개발됐다.

한미약품이 가장 큰 차별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한국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확보한 임상 데이터다. 한미약품은 국내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에서 40주차 기준 평균 체중 변화율이 –9.75%로 나타났으며 10% 이상 체중을 감량한 환자 비율은 49.46%를 기록했다.

한미약품이 눈 여겨 보고 있는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최근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이며,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GIP와 GLP-1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작용제로 체중 감량 효과를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위고비는 마운자로가 국내에 출시되기 전까지 비만치료제 시장을 사실상 주도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위고비의 2025년 1분기 매출은 794억원으로 당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의 73.1%를 차지했다.

이후 마운자로가 지난해 8월 국내에 출시되면서 경쟁 구도가 달라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마운자로의 2025년 11월 처방 건수는 9만7344건으로 위고비를 넘어섰다. 같은 달 두 제품의 처방 건수를 합치면 16만8677건에 달할 정도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GLP-1 계열 치료제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 같은 국내 환자 대상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인 비만 환자에 대한 치료 근거를 확보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국내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3상 임상 결과를 확보했다는 점을 향후 의료진과 환자 대상 마케팅에서도 주요 경쟁력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출시가 이뤄지면 한미약품의 비만사업은 연구개발 중심에서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로 넘어갈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를 시작으로 당뇨 등 적응증 확대와 제형 다변화,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 등을 통해 비만·대사질환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이 이뤄지는 대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국내 출시하고, 이를 시작으로 비만·대사질환 분야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며 "향후 당뇨 등 적응증 확대와 제형 다변화,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 등을 통해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