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우리 정부 임기 내에 세종 집무실 시대를 열고, 마지막 국무회의도 세종 집무실에서 개최한다는 자세로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행정수도 세종의 실질적이고 최종적인 완성을 위한 법·제도의 뒷받침도 중단 없이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법·제도 뒷받침' 발언은 당장 개헌보다는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예산·법률 지원이나 행정수도특별법 제정 등을 가리킨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 대통령이 주문한 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국회 세종 의사당은 개헌 없이도 건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당시 헌재는 "서울이 대한민국의 수도인 점은 불문의 관습헌법이므로 헌법개정절차에 따라 새로운 수도 설정의 헌법조항을 신설함으로써 실효되지 아니하는 한 헌법으로서의 효력을 가진다"고 판단했다. 수도 이전은 법률이 아닌 헌법 개정 사항이라는 뜻이다. 헌법에 '수도는 법률로 정한다'는 취지의 조항을 추가로 넣으면 관습헌법이 효력을 잃고 법률로 행정수도나 경제수도 등을 지정할 수 있다.
민주당은 20여년 전과는 상황이 달라져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개헌은 여야 합의만 있다면 충분하다고 본다. 2004년 위헌 결정 당시와 현재의 헌법재판관 구성이 완전히 다른 데다 학계에서도 '관습헌법론' 자체에 대한 비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금 유사한 법률을 다시 제정해 헌재 심판을 받는다면 결정이 뒤집힐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재선·세종특별자치시을)은 이날 [시대]와의 통화에서 "2004년 위헌 결정이 났지만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며 "주요 부처가 전부 세종에 있고 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세종의사당 등 건립도 추진되고 있어 행정수도로서의 기능들은 완비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5극 3특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지금으로선 행정수도밖에 없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년 3월 "수도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는 조항을 담은 개헌안을 발의했지만 야당 반대로 국회 투표가 불성립됐다. 이후 2021년 국회법 개정으로 세종의사당 설치 근거만 마련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1월 대선 공약으로 청와대 제2집무실을 세종에 설치해 행정수도를 완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취임 후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기면서 추진 동력이 약화됐다.
이 대통령의 구상은 '행정수도 세종' 조성에 더해 반도체와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로 지방의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다. 수도권 초집중이 저출생·집값·교통 문제를 낳고 잠재성장률을 갉아먹는 상황에서 지방에 새 성장 동력을 심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강 수석대변인은 "지방은 무너지고 서울은 포화상태로 가면 잠재성장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상정돼 있는 행정수도특별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입법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김종민 무소속 의원(3선·세종특별자치시갑)도 이날 통화에서 "행정수도특별법 통과와 국회의사당 이전을 위해 국회법 개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방은 인구로 보면 50%, 면적으로 보면 90%인데 이 50%와 90%가 활력을 잃어가고 비전이 없어져 가고 있다"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만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만큼 지방에 성장의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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