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 정보보안 콘퍼런스 'ISEC 2026'가 열렸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진수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회장, 지정호 토스 CISO, 김연석 한국전력기술 CISO, 주진국 롯데월드 CISO, 이상국 안랩 전무, 손주환 스틸리언 소장.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이버 공격 방식도 지능화되는 가운데 위험을 통제하고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책임 있는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 정보보안 콘퍼런스 'ISEC 2026'에서 김진수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회장은 "AI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함에 따라 기존 규칙 기반 보안 솔루션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현장에서 보안을 책임지는 CISO(최고정보보호책임자)와 최전선을 방어하는 보안기업 전문가들이 모여 사이버 보안의 실질적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연사로 나선 이상국 안랩 전무는 기업들이 보안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고민으로 '책임 있는 혁신'을 꼽았다. 이 전무는 "단순히 취약점이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 보안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긴 어렵다"라며 "알려진 취약점에 권한 상승, 제한된 자원 접근, 관리되지 않은 계정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하는 일종의 데드 크로스가 발생할 때 실제 공격이 발현된다"고 설명했다.


AI 도입이 보안의 또 다른 취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 전무는 "AI 어시스턴트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지만 스스로 판단하고 조치를 취하는 AI 에이전트는 잘못된 동작을 실제로 수행해버릴 위험이 있다"며 "AI가 또 다른 공격의 표면이 될 수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빠른 혁신도 중요하지만 '책임 있는 혁신이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전무는 글로벌 보안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한국형 보안 모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망 중심의 IT 환경에서 누구보다 빠른 가속을 내기 위해 일종의 가드레일(Guardrail) 형태의 보안이 필요했다"면서도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은 10~15년 전부터 클라우드 및 SaaS(소프트웨어형 서비스) 환경이 안착돼 보안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보안기업이 신종 AI 위협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완벽함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안랩 역시 지난해 150%의 글로벌 사업 성장률을 달성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 매년 괄목할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무는 시장에 나온 수백개 보안 기업들이 저마다 탐지·대응·분석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기술을 쓰느냐보다 보안업계의 현실을 함께 파악하고 AI를 어떻게 신뢰하고 관리할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미 글로벌 무역 환경에 노출돼있는 만큼 한국 시장과 글로벌 시장을 나누는 것이 아닌 글로벌 확장성을 균형있게 맞출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