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조만간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한다. 사진은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 사진=뉴시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조만간 내놓을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에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역대급 실적에 대한 과실을 임직원에게만 공유하고 있다는 불만이 큰 상황에서 양사가 환원 규모를 대폭 확대해 주주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르면 이달 내, 늦어도 다음달까지는 주주환원정책을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사회와 경영진은 올해 특별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 관련 실행 방안에 대해 적극 토론 중"이라며 "주주 가치 제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을 위한 재투자 간에 최적의 균형점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최근 보통주 1주당 375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결정하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은 3분기 중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양사의 주주환원 확대 여부가 주목받는 것은 반도체 업황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올라타며 양사의 현금창출력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89조49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SK하이닉스도 60조5426억원을 벌었다. 올해 연간을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390조원, SK하이닉스는 266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개선에 따른 과실을 둘러싼 임직원과 주주 간 체감 격차가 크다. 양사가 임직원에게는 영업이익과 연동된 성과급을 지급해 실적 개선의 과실을 상당 부분 공유한 반면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기업의 이익이 임직원과 주주, 투자 재원 사이에서 어떻게 배분돼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불거졌다. 실적 대비 낮은 주가도 주주들의 불만을 키웠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6월 고점 대비 34%, SK하이닉스는 50%가량 하락했다.

이에 양사가 내놓을 주주환원 정책이 주주의 불만을 잠재우고 주가 반등을 이끌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주주환원 규모가 최소 100조원을 넘어설 수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해왔고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 FCF가 200조원인 점을 감안한 추정치이다.


그 이상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연간 주주환원 규모를 최대 200조원으로 추산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신규 정책에서 연간 주주환원 규모가 기존 9조8000억원보다 10배 이상 확대되고 향후 3년간 총 주주환원 규모가 최소 600조~70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역시 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FCF가 100조원대 중반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순계산 상으로 50조원 이상의 주주환원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특별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유력한 환원방안으로 거론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가가 하락한 상황이어서 자사주를 매입하기 적기라는 진단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수준의 주주환원책이 더해지면 기업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고점대비 하락한 주가로 현 시점이 자사주 매입 등 환원의 적기이고, 환원의 규모가 클 수록 향후 현금 창출 능력에 대한 자신감의 크기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짚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AI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막대한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어 주주환원정책을 마련할 때 미래 투자와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금을 지나치게 환원할 경우 중장기 성장동력이 약화될 수 있는 만큼 지속 가능한 환원 원칙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