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6월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피지컬 AI에 대해 발표 중이다. /사진=뉴스1
정부가 '피지컬AI'(Physical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육성을 위해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한 축으로 삼아 주목된다. 소비자를 보호할 제도적 안전망은 기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우려된다.
정부는 지난 10일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제2차 점검회의'에서 2030년까지 휴머노이드 700대와 4족보행 로봇 1000대 이상을 공공 구매해 피지컬AI 초기 시장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피지컬AI는 텍스트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존 챗봇·소프트웨어형 AI와 달리 로봇, 자율주행차, 스마트 가전 등 물리적 기기(하드웨어)에 AI를 탑재한 형태 기술을 뜻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레이츠 리서치 자료를 보면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올해 525억9000만달러(약 74조6000억원)에서 연평균 21.3%씩 성장, 2034년 2464억7000만달러(약 349조593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 역시 이러한 폭발적 성장세에 맞춰 대대적인 정책적 지원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장밋빛 전망과 달리 피지컬AI 기기 확산에 따른 소비자 불안과 피해는 증가세다. 오픈서베이의 'AI 가전 트렌드 리포트 2026'에 따르면 AI 가전 경험자의 우려는 1년 새 47.5%에서 55.4%로 늘었다. 한국소비자원에 대한 가전 구독(렌탈) 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도 최근 3년6개월간(2022년~2025년 6월) 2624건에 달했다.
'제4회 서울퓨처랩 축제: 미래기술 놀이터'에서 휴머노이드 로봇과 한 아이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의 신현희 소비자경제위원회 실장은 피지컬 AI 환경에 맞춘 제도적 가이드라인 마련을 촉구했다.
신현희 실장은 "자율적인 학습과 판단을 하는 피지컬AI 특성상 예기치 못한 사고 시 제조사·개발자·운영자 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다"며 "기존 제조물책임법(PL법)만으로는 피해 구제에 한계가 있는 만큼 무과실 책임 원칙 도입과 입증 책임의 합리적 전환, 그리고 설계 단계부터 보안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의 오작동 사례를 들며 "AI의 문제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보이지 않는 것이며 설명가능한 AI는 소비자권리의 핵심 기반"이라고 덧붙였다.

공학계에서는 사고의 기술적 원인과 법적 책임을 분리해 현실적인 안전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상민 광운대학교 정보융합학부 부교수는 "사고 발생 시 엣지 디바이스 내 특정 센서값 인지 미흡이나 모델의 추론 오류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며 "현행 PL법에 AI 추론 오류가 직접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현 시점에서는 해당 디바이스 운영으로 이득을 얻는 사측(운영 주체)이 물리적 오작동에 대한 책임 귀속을 져야겠지만 보완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민 교수는 '사람 중심' 제어도 강조했다. 그는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AI에 과도하게 의지하는 것"이라며 "AI는 최종 결정 모듈(decision making)이 아닌 보조 모듈(supporting)로 활용돼야 하며 최종 판단은 반드시 사람이 내리는 'HITL'(Human-In-The-Loop) 체계로 운용 프로세스를 짜야 편향성이나 윤리적·법적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산업 현장의 보험 및 안전 체계는 로봇 형태에 따라 격차가 존재한다.

한국로봇산업협회 관계자는 "보도를 통행하는 실외이동로봇의 경우 이미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운행안전인증과 협회 공제보험 가입 제도가 정립돼 운용 중"이라며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보험 공제는 현재 준비 단계이고 국제 표준 정립 및 국내 관련 법령과 안전 인증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 배상책임 보험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