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원의 투자금과 수백번의 실패, 그리고 7년간의 연구. 척추전문병원 우리들병원의 자매회사인 우리들생명과학이 지난 4월12일 우리들체어 ‘아이폴세븐’을 출시하기까지 거쳤다는 험난한 과정이다.
 
우리들병원 이상호 이사장은 제품출시회에서 “바른 자세만 유지해도 고통스러운 척추질환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며 “가슴받이 역발상 의자가 새로운 앉는 문화를 이끌어 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기존 제품과 전혀 다른 형태인데다 척추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끄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외과수술용 의자의 변신? 척추질환 예방 의자!
 
척추전문병원에서 내놓은 ‘척추질환 예방 의자’? 우리들체어는 척추질환 전문가인 이상호 우리들병원 이사장의 직업정신에서 탄생했다.

하루에 반 이상을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현대인들의 생활 습관. 이로 인해 목이 앞으로 빠지는 거북목 증후군을 비롯해 척추측만 등 척추질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자세만 바꿔도 환자의 절반은 줄어들 수 있을텐데.’ 이사장의 머릿속엔 항상 항상 이 같은 고민이 따라다녔다.


그러다가 눈에 띈 것이 다름아닌 외과 수술용 의자. 의사들이 외과수술에 들어가게 되면 보통 3~4시간 가량 집중해서 수술에 임한다. 때문에 편안한 상태에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등받이 없이 가슴받이를 만들어 앞으로 기대앉는 형태로 제작돼 있다.
 
실마리를 찾은 듯 했지만 그 이후로도 문제는 첩첩산중이었다. 제품 개발 초기단계부터 참여한 송요기 이사는 “의자를 한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입장에서 ‘사람이 실제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만들기까지 포기하고 싶은 때가 정말 많았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수술용 의자’를 실제 생활에서 앉을 수 있는 의자로 디자인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 대학 실험실 등에 디자인을 의뢰해 보고, 그 디자인에 따라 실제로 의자를 제작해 보았지만 모두다 허탕. 가슴에 기대 앉는 구조적 특징 때문에 사람이 앉자마자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개발 첫걸음 떼는 데만 4~5년, 실패 투자금은 수십억
 
무엇보다 의학적인 설계를 바탕으로 한 의자였기 때문에 간단한 부품 하나를 만드는데도 복잡한 설계가 이어졌다. 송 이사는 “팔걸이 하나 뚝딱 만들면 되겠다 싶었는데, 가장 편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부품만 해도 여럿이었다. 이 과정에 실패에 투자한 금액만 해도 수십억에 이른다”고 말한다.


5년이 넘도록 정체돼 있던 개발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건 2008년 초 영국계 디자인사 탠저린을 만나면서부터. 연구진들은 “보통의 디자인 업체들은 고객의 말을 기계적으로 따르는 데 비해 탠저린은 처음부터 이 의자의 필요성을 공감했다. 디자인적 관점에서 ‘이건 맞다’ ‘저건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등의 피드백이 명확했다”고 기억한다.

송 이사는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모두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의견 조율 과정에서 자존심이 상할 때도 많았지만 그래서 이번에는 진짜로 완제품이 나올 수 있겠구나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의학적인 설계 위해 공학적, 디자인적으로도 그만큼 많은 공을 들였기 때문에 더욱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송 이사는 “해외만 하더라도 컴퓨터용 의자가 따로 있다. 우리의 의자문화가 변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그만큼 컸다”며 “새로 시장을 만들어가야 하는 만큼 초기 고생은 각오하고 있다. 다만 우리들체어가 천천히 의자문화를 바꾸어가는 데 일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제품은 전국에 위치한 우리들 갤러리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20만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