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부터 저축은행에 매월 30만원짜리 적금을 들고 있는 새내기 직장인 정은미(가명·26)씨는 최근 저축은행 파산 위기라는 얘기를 듣고 불안해졌다. 정 씨는 "맡긴 돈은 얼마 안되지만 이자 몇 푼 더 받으려고 일부러 저축은행을 찾아 예치했는데 잘못하면 돈을 못 받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세간에 저축은행 살생부가 돌고 있다. 당국은 "저축은행이 파산위기에 있다는 것은 과장된 표현"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저축은행의 안전성 우려는 끊이지 않고 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 저축은행도 제대로 알고 거래해야 알토란같은 돈을 튼실하게 키울 수 있다. 저축은행을 안전하게 이용하는 법을 알아본다.
◆ '8ㆍ8클럽'을 눈여겨보라
믿을만한 저축은행을 고르는 기준으로는 소위 '8·8클럽'이 대표적이다. 저축은행중앙회(www.fsb.or.kr)나 해당 저축은행의 홈페이지를 보면 경영공시가 공개된다. 이 중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눈여겨보자. 금융감독당국은 BIS 비율 8% 이상, 고정이하여신비율 8% 미만인 곳을 우량 저축은행인 '8ㆍ8클럽'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8ㆍ8클럽에 가입하고도 부실이 우려되는 저축은행이 일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지, 기타 부실자산은 많지 않은지 등도 종합적으로 따져보는 게 좋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저축은행도 크고 여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곳을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토마토저축은행이나 부산저축은행, 솔로몬저축은행 등 계열사를 여러 개 거느린 저축은행이나 대기업 계열 저축은행이 자기자본이 많고, 증자도 유리해 안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 저축은행 파산하면 내 돈은?
신뢰할 수 있는 저축은행을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금융회사가 문을 닫으면 예금보호공사(이하 예보)에서 고객 1인당 5000만원까지 보호해준다. 그러나 예치금이 5000만원 미만이라도 금융회사가 망하면 고객도 일부 손해를 볼 수 있다.
만일 특정 저축은행에 영업정지가 떨어지면 예보는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5000만원까지 보호해준다. 이때 이자는 예보가 정한 소정이자(공시이율)와 해당 저축은행이 약정한 금리 중 낮은 금리를 적용한다. 대개 공시이율이 적용된다. 이를테면 해당 예금에 가입할 때 연 6~8%대 고금리를 약정 받았다고 해도 영업정지가 되면 공시이율을 뛰어넘는 고금리는 포기해야 된다는 설명이다.
영업 정지 후 실제 지급까지 예금이 묶일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강병완 예보 저축은행지원부 차장은 "영업정지가 떨어지고 다른 금융기관으로 계약이전을 거쳐 실제 예금이 지급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영업정지 후 2주부터 2개월 사이 일단 가지급금으로 예금보험 한도 내에서 1000만원까지는 우선 지급한다"고 말했다.
5000만원을 초과해 예치했다면 초과된 금액은 파산재단이 설립되면 파산 배당금으로 받을 수 있다. 강병호 차장은 "파산 배당금은 배당률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예치한 금액 전부를 받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에 목돈을 예치할 때 기관별로 5000만원 미만의 분산 예치가 권장되는 이유다.